내안에 사계(겨울)
강원도의 겨울, 스키장 카페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으면 세상 모든 풍경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그날도 창밖에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하얀 눈발이 사방을 가득 메우는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눈밭 위를 달리는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넘어지고 신이 났다.
두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웃음소리만큼은 눈처럼 투명하고 순수했다.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함께 웃고 있었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내 마음도 따뜻해져서 커피 향이 더 깊게 스며드는 듯하다.
한쪽에서는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걸으며 서로의 머리 위에 내려앉은 눈송이를 털어주며 눈을 마주 보는 모습은, 그 자체로 겨울이 준비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젊음이란 참 좋구나 싶으면서도, 문득 내 젊은 날의 겨울 풍경들이 연상된다.
오늘 겨울 스키장에 난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다.
눈 오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사람들의 웃음과 사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꽉 채워지는 기분이다.
삶이란 어쩌면 저 눈처럼, 내리는 순간마다 제 빛깔을 발하며 결국 모두를 덮어 따뜻하게 감싸 주는게 아닐까.
함박눈이 쏟아지던 그날, 창가에 앉아 커피잔을 비우며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니 나는 혼자이되 결코 혼자가 아닌 시간을 선물로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