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얀 사신

by 김태광수

어머니

저기 밤하늘을 수놓은

새 하얀 별들이

꺼져버렸습니다

잿더미는 이윽고

하얀 분진으로 떨어져

가쁘게 헐떡이는 숨결마저

괴롭습니다.


썩은 악취도 가래에 끓여

이젠 비명조차

들려오지 않습니다.

아려오는 고통은

저 하늘에서 내려오는

저 솜털 같은 가시덩어리로

무참히도 훔쳐옵니다


화약의 연기가

내 희미한 숨결아래에

천천히 새어 나올 제

부서진 장갑에서 뜯겨 나온

차가운 서늘함이

무수한 포격 소리를 가로막고는

서서히 침묵을 속삭입니다.


지금 제 전투복 위에

새하얀 수의가 덮여 옵니다.

뿌려질 유해조차

라스푸티차에 빨려 들어가

어리석은 화석으로

후대에 남겨질 거 같습니다.


죽으면 새가 되어 날아간다지만

저는 길다란 다리를 한

백학조차 되지 못할 거 같습니다...


PS)서정문학 96기 시 부문 등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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