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호 공사

by 김태광수

알루미늄에 짓 대은 프레임은

낡아 삭아 버린 지 오래.

짓눌러 뜯겨 나가봐야

막연한 수고로움만 더할 터.

세월의 흔적이란 것이

무척이나 아련하다지만

감출 수 없는 무게에

휘어진 틈새사이로

쓸쓸함만 막연히 불어올 뿐.

퀴퀴한 먼지로

깨진 유리를 삼킨 것처럼

목젖이 찢어지더라도

벽지마저 누런빛에 녹아내린

저 무의미하기 그지없는 건물 안에

새하얀 유리창을 덧대는 건 무엇 때문일까...

-2023년 10월 용현동 시장골목 근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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