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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이음 Sep 08. 2024

태어난 김에 인도살이 (4)

(인도살이 준비기 4 - 내 아이 취미 부자로 만들기)

우리의 인도살이가 결정되고,

가장 걱정은 딸아이다.


하고 밝은  아이지만,

소심해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는다.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조잘조잘 얘기도 잘하고,

웃음도 많은 아이지만,

낯선 장소나 환경에 적응하는 걸 어려워한다.


누구나 외국 생활이 어렵고,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사춘기 소녀의 국제학교 적응,

외국 생활이 과연 순탄하게 지나갈 수 있을까...

엄마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외동딸에 대한 과잉보호 엄마이다.

어릴 때는 어려서 그랬고, 중학생인 지금은

딸이라서 과잉보호한다는 게 내 핑계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과잉보호라고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내 관심은 딸을 향해 있다.


그래서일까? 점점 자아가 뚜렷해지고,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딸의 사춘기에

나도 힘들고 지치 요즘이다.

엄마의 갱년기는 너의 사춘기보다 더 심할 것이라며,

내 갱년기를 기대하라는 장난 섞인 협박을 할 정도였다.


그랬던 딸이 인도살이가 결정된 이후, 

짜증보다는 한숨이 부쩍 늘었다.

당장 국제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의사소통을 해야 하니까

영어 공부에 집중하면서도 답답한 모양이다.


"인도 국제학교에 가서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면 어떻게 하지?

거기에서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을까?

나 혼자 밥 먹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성적도 바닥일 텐데, 대학교 진학은 어떻게 하지?"


"나 오늘은 공부를 많이 안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왜 영어 실력이 제자리 같지?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딸의 질문과 혼잣말이 매일 이어진다.  


그때마다 난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고,

성적은 당분간 기대하지 말고

적응하는 것으로 만족하자고 다독이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른 국제학교 교육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준다.

훨씬 더 재미있는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될 것이고,

학교에서 만난 인연이 세계 각지의 친구들로 이어지는 건 너무 멋진 일이라고 말이다.

걱정하던 딸의 눈빛이 기대감으로 변하는 게 느껴진다.

물론 기대는 찰나이고, 다시 걱정으로 돌아가서 문제지만..


걱정하는 딸을 위로하는 말이지만,

학교나 친구들에 대한 얘기는 진심이다.

국제학교는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학생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좋고,

체육이나 음악활동이 많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영어 인터뷰를 할 때 입학 담당자도

체육, 음악 활동이 많고 시설이 다는 걸 자랑했다.

그만큼 예체능 활동에 진심이라는 점이 난 좋다.


딸은 나와는 다른 학창 시절을 보내길 바라는 보상 심리인지, 본인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취미나 특기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딸의 사교육은 언제나

미술, 발레, 퍼즐 등 예체능 중심이었다.


그래 예체능 사교육에

아이와 나의 시간과 열정, 돈까지 쏟아부었는데,

막상 국제학교에 보내려고 하니까

학교 목에 있는 수영과 악기를 배우지 않았다.

이게 뭘까?


학교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고,

영어로 수학이나 과학도 배워야 하니까

영어 공부는 생존의 문제이다.

당장 생존 영어도 급한데,

수영과 악기도 해야 다니 마음이 급해진다.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유행으로

수영은 시작도 못해봤다. 

피아노 학원을 보냈지만, 아이가 싫어해

악기 배우는 것도 그만뒀었다.


시간 많을 때, 미리 해둘걸 후회가 되는데,

이젠 후회할 시간조차 없다.

출국 4개월 전부터 부랴부랴

수영과 기타 배우기를 시작했다.


단기간에 빨리 배워야 하니까

소규모 레슨으로 찾아서

수영과 기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수영은 이제 음파음파...

자유형을 배우면서 팔을 휘젓기 시작했고,

기타는 겨우 기본 코드를 익히고,

동요치는 수준이다.

3개월 안에 기본은 배울 수 있을까?


느긋함, 기다림을 배우려고 마음먹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조급한 마음만 들까?

인도에서는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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