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nya J Nov 15. 2024

수 억을 쓰네..

EP05. 좁쌀 여드름과의 전쟁

Friday, November 14, 2024


거의 1년째 좁쌀 여드름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처방받았던 약으로 완전히 치료됐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초부터 다시 좁쌀 여드름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이제는 약의 내성이 생겼는지 더 이상 효과를 못 보고 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원래 여드름 피부가 아니라 스킨케어도 항상 쓰던 거만 썼었는데, 점점 좁쌀들이 퍼저나 가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좋다는 성분들을 찾아서 시도하기 했다. 결과는 별소득이 없었다. 그렇다고 매번 화장품을 사기에도 돈이 아까우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알고리즘 덕분에 인스타그램에서 여드름에 효과 좋다는 약국템들 알게 되었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여드름 약이 별로 없어서 매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좁쌀여드름에 좋다는 약들을 볼 때마다 사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엔 지인찬스를 쓰기로 했다. 일단 한국에서 핫한 약국템들을 몇 가지 골라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흔쾌히 나를 도와줬다. 사실 자기 물건도 아닌데 일일이 약국까지 가서 약을 산다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이 아니겠는가. 거기다가 이왕 보내는 거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화장품도 좀 곁들여서  약국템과 함께 몇 가지 받을 수 있었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배송비가 더 나온다는 게 함정. 이놈의 좁쌀들만 없앨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감수하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근데.. 여전히 효과가 없다. 결국 나는 다른 약국템을 찾기 시작했고 또다시 지인에게 부탁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리라. 이번에 실패하면 난 그냥 이대로 살련다. 나의 30대를 좁쌀여드름과 함께 가야 한단 말인가..

만약 한국 갈 일이 생기면 그동안 사고 싶었던 화장품이며 약국템이며 몽땅 사 올 테다. 설마 세관에 걸리지는 않겠지.. 갑자기 남편이 한 말이 떠오른다. 그렇게 아무거나 처발처발 하니 여드름이 나는 거라고.  

이봐요. 당신은 아무거나 바르기라도 하세요. 반드시 원상복귀 시켜 놓겠어. 근데 더 이상 수 억을 쓰고 싶지 않다. 진짜 마지막이다.


오늘의 픽:

너희들이 나의 마지막 희망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