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6. 근데 진짜 금요일
Friday, November 15, 2024
나의 휴무날은 월요일, 일요일이다. 보통 직원들이 각자의 휴무 전날이 되면 'It's my Friday.'라고 말한다.
실제 주말이 아니더라도 이틀 동안 쉬기 때문에 그들의 휴일이 주말인 것이다. 그래서 나의 프라이데이는 보통 토요일이다. 월요일과 일요일을 쉬니까.
근데 이번주는 예외다. 11월 11일이 캐나다 현충일이면서 월요일이었는데 국가 공휴일에는 추가 하루 휴무를 더 받는다. 그 덕분에 토요일 휴무를 받았고 또 그 덕분에 3일 연속으로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번주 나의 프라이데이는 진짜 금요일인 것이다.
근데 이번주는 4일만 일했는데 일주일을 일한 것 같은 피곤함이 몰려온다. 아마도 4일 동안 거의 혼자 일했기 때문일 것이다. 수요일은 오버타임까지 했고, 오늘은 같이 일하는 직원이 개인 사정으로 3시간 먼저 퇴근을 해버렸다. 고스란히 다 나 혼자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금요일이라 코스트코는 사람들로 꽉 차있지만 난 적어도 특정 목적을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만 상대하면 되니까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예약 고객 말고 20통 넘게 밀려있는 보이스메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청기를 찾는 줄 몰랐다. 보청기뿐만 아니라 일반 청력테스트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불편하겠지. 눈이 안 보이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귀가 안 들리면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게 맞는데... 하루에 몇십 통씩 오는 전화를 케어하다가는 워크인으로 오는 사람들이나 예약 고객에 대한 업무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진료시간이 거의 끝날 때쯤이나 보이스메일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정을 당연히 모를 고객들은 전화를 안 받는다고 불평을 해대니... 그거 참 미안하게 됐어요.
어쨌든, 오늘은 금요일. It's my Friday. 3일 동안 그동안 밀린 잠이나 푹 자고 싶다. 저번주에 장을 봤는데 아직도 그대로인 식재료들이 있다. 4일 동안 뭐가 그래 바빴는지 손도 못 대고 있었는데 이번 휴무 때 싹 다 사용할 생각이다. 아마 내일은 요리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의 픽:
그만 울려라. 난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