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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잠 잠

EP78. 감기 감기 감기

by Sonya J

Sunady, January 26, 2025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보낸 날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와 한 몸이 된 날이었다. 코감기가 심해지고 근육통이 시작되면서 몸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몸살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눈을 떴지만, 다시 눈꺼풀이 내려오는 걸 막을 힘조차 없었다. 레몬수를 겨우 한 잔 마시고 침대로 돌아와 또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오후 다섯 시. 하루가 이렇게나 흘렀는데도 여전히 몸을 일으킬 힘이 없었다. 침대에서 꼼짝도 못한 채 남편의 목소리를 들었다. “뭐라도 좀 먹어야 하지 않겠어?” 그 말이 맞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먹을 힘조차 없었다. 심지어 그저 생각만 해도 뭔가를 먹는 일이 멀고도 먼 일처럼 느껴졌다.


남편이 나를 설득하려는 듯 부엌으로 가더니 라면을 끓이겠다고 했다. 라면 냄새는 참 신기하다. 아무리 아프고 입맛이 없어도 라면 냄새를 맡으면 조금은 허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한 젓가락만 먹기로 했다. 남편이 끓인 뜨끈한 라면 국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니 조금은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기운이 없어도 따뜻한 국물 하나가 이렇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사실 요즘 계속되는 감기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이번 감기는 단순히 며칠 아프고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나를 침대에 꽉 붙잡아두는 것 같았다. 코감기는 심해질 대로 심해져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고, 근육통은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피곤이 더 쌓이는 듯했고, 머리까지 멍해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편이 옆에서 잘 챙겨준다는 거다. 이런 날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누군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라면을 끓여주겠다는 그의 작은 행동이 나에게는 엄청난 힘이 됐다. 비록 한 젓가락밖에 먹지 못했지만, 그 한 젓가락이 내게는 커다란 위안이었다.


지금도 침대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직도 몸이 무겁고, 코는 막혀 있어서 숨쉬기가 어렵지만, 오늘 하루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이렇게 침대에서 보낸 하루가 나중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하루였겠지만, 오늘을 지나면서 또 나아질 내일을 기대하고 싶다.


감기가 지나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결국엔 지나가리라 믿는다. 오늘의 이 무기력함도 곧 사라질 것이고, 다시 활기찬 하루를 보낼 날이 오겠지. 그러니 오늘은 그냥 이렇게 잠을 자고, 쉬고, 남편이 끓여준 라면 한 젓가락의 따뜻함을 기억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다들 감기 조심하길 바란다. 감기는 생각보다 훨씬 지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러니 아플 땐 잘 쉬고, 따뜻한 것들을 먹고, 몸과 마음 모두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자.


오늘의 픽:

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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