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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EP79. 있는 재료 탈탈 털어서.

by Sonya J

Monday, January 27, 2025


아니 벌써 월요일이라니.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잠만 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마트에 가서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는데 이번엔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그 말은 이번 주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만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다. 나야 아무 거나 먹어도 상관없지만 남편 도시락을 챙겨줘야 하는데 참으로 난감하도다.


오늘은 그래도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목 아픈 것도 사라지고 코감기도 거의 나았다. 그나마 휴무라서 급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남편은 출근하기 때문에 뭐라도 챙겨줘야 했다. 어제도 혼자 대층 끼니를 챙겨 먹었을 텐데 오늘은 그래도 제대로 챙겨줘야 할 것 같다.


장을 못 봤기 때문에 냉장고에 딱히 요리할 재료들이 많지 않았다. 있는 재료들로 식사준비를 해야 했다. 냉장고에 콩나물, 두부, 베이컨, 버섯이 있었다. 자, 그럼 이걸로 뭘 만들 수 있을까.


콩나물은 콩나물 국을 만들면 되고 베이컨과 버섯을 이용해서 베이컨 버섯 버터볶음밥을 만들기로 했다. 아침은 이걸로 해결됐다. 남편도시락으로 토스트를 싸줄라고 했는데 밥이 먹고 싶다 해서 빠르게 다른 요리를 만들었다. 참치과 감자를 이용해서 짜글이를 만들어서 도시락으로 싸줬다. 조금 남은 건 내일 아침대용으로 먹으면 될 것 같다.


이참에 내일 먹을 것까지 만들어 놓기로 했다. 어차피 내일 밥 할 시간도 없기에 미리 만들어 놓으면 좀 더 늦게 일어나도 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재료는 두부. 냉동실에 얼려 넣은 다진 소고기가 있었기에 마파두부를 만들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에 모아둔 레시피들 덕분에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을 재빨리 만들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 옛날엔 마파두부 같은 요리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는 정말 별거 아니더라.


마파두부를 만들어 놓으니, 밥을 안 먹을 수가 없었다. 밥 한 공기가 그냥 뚝짝 사라지는 맛이었다. 내가 이렇게 요리를 잘했던가. 오늘은 요리만 하다 끝난 기분이다. 뭐 어떠하리.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오늘의 픽:

인스타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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