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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차 뽑은날

EP77. 내이름을 가진 차

by Sonya J

Saturday, January 25. 2025


4년 동안 타던 리스 차량의 기간이 드디어 끝났다. 이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온 거다. 타던 차를 바이아웃해서 계속 탈지, 새로운 리스 차량으로 바꿀지 고민을 했다. 차가 4년밖에 안 됐고 큰 문제도 없어서, 결국 타던 차를 바이아웃하기로 결정했었다. 리스는 왠지 내 차 같지 않고 남의 차를 타는 기분이 들어서, 이번에는 우리 소유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던 거다.


오늘 남편이 딜러샵에 가서 바이아웃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나는 차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모든 걸 남편에게 맡겼다. 출근도 해야 해서 따라가 봐야 도움도 안 될 것 같더라. 우리가 의견을 모아 결정한 만큼, 남편이 잘 처리할 거라 믿었다.


4년 동안 큰 문제 없이 잘 탔지만, 남편 말로는 이제부터는 소모품 교체 같은 부수적인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리스보다는 소유로 바꾸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남편이 딜러샵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딜러가 새 차를 리스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단다.


나는 솔직히 딜러의 말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딜러들은 차를 팔려고 별 얘기를 다 할 테니, 처음에 우리가 결심한 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차에 대해선 척척박사라 믿음이 갔다. 남편이 딜러와 대화 끝에 다시 계산을 해보니, 새 차를 리스하는 게 지금 차를 바이아웃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처음엔 괜히 딜러 말에 넘어간 것 같아 믿음직스럽지 않았지만, 남편은 손해 보는 결정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믿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리스 차량으로 결정했다.


재밌는 건, 이번에 뽑은 차 이름이 “SUNA”인데, 내 영어 이름 스펠링과 똑같았다. 2025년에 새로 나온 모델인데 이름이 딱 내 이름이라니, 왠지 진짜 내 차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주로 남편이 운전하겠지만, 나는 이 차를 “내 차”라고 부르기로 했다.


3년 계약으로 리스를 다시 했지만, 이번 결정이 손해가 아니라는 점에 만족했다. 나는 어차피 차가 잘 굴러가고 운전만 할 수 있으면 되니까 어떤 차든 상관없다.


더 좋았던 건, 남편이 새 차를 뽑고 나서 나를 픽업하러 왔을 때였다. 남편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피곤한 얼굴만 보다가 오랜만에 신난 남편의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내 차!


오늘의 픽:

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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