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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전화드리기

EP80. 장거리 통화

by Sonya J

Tuesday, January 28, 2025


한국은 설날이겠지? 캐나다에는 중국인들이 많아서 설날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중국인들이 바쁘게 무언가를 준비하는 걸 보면서 음력설이 다가옴을 알게 된다.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좋은 점은 시댁과 떨어져 산다는 것? 시댁이 한국이라 결혼한 이후로 시댁과의 접촉이 완전 제로가 되었다. 그렇다고 시댁어르신들과 사이가 나쁘지는 않다. 그만큼의 정을 쌓을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기에 그저 나에게는 내 남편의 부모님 정도의 관계로 정착했다.


명절이라고 해서 꼬박꼬박 안부전화를 드리지는 못한다. 한국에서의 명절은 여기서는 그저 평범한 날이기에 그냥 지내다 보면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래도 이번 새해 때는 전화를 드렸다. 새해는 어느냐라든지 동일하게 적용되니 핑계될 게 없다.


사실 나는 우리 친정집에도 그다지 안부전화를 잘하지 않는다. 알아서 잘 사시리라 믿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믿는 분들이 시기에.


그래도 이번 설날에는 전화를 드려야 할 거 같다. 오늘 저녁에 전화를 드리면 한국은 오후쯤 될 테니 딱 적당하다. 근데 언제나 남편 폰으로 해야 한다. 남편이 시댁어르신들 카톡 아이디가 있어서 카톡보이스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라 휴대폰 사용이 아직도 서툴어 하신다. 시어머니는 휴대폰을 시계 보는 정도로 사용하시는 듯하다. 카톡으로 전화를 해도 받은 적이 없으시니.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본다. 남편은 내가 말하기 전까지는 전화할 생각조차 안 하고 있을 테니 먼저 말을 해야 한다. 이래서 아들 키워봤다 소용없다. 딸이 최고다. 물론 딸로서 제 역할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오늘의 픽:

고모가 보내준 고모스러운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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