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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작가 Oct 31. 2022

[Chapter.2]'번아웃'이 뭐예요?

-가끔은 엇나가도 괜찮잖아

 우리는 누구나, 가끔 그런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순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에 회의감이 느껴지는 순간. 요즘은 그것을 '번아웃'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번아웃이라는 것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죠. 갑자기 불쑥 예상치도 못한 때에 찾아와서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고등학생은 특히 참 헷갈려요. 저에게 찾아온 이 무기력함이 사춘기인지, 번아웃인지, 그저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서인지. 또, 저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이 참 나약하다고 느껴집니다.


'번아웃'이 온다는 것은 우리의 에너지가 바닥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에너지가 바닥이 될 때 우리는, 굉장히 근원적인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지게 됩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나 이런 사람 아닌데.' '나 살아가는 게 왜 이렇게 겁이 나지?'와 같은 것들이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기본적이고 태초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들에 꼭 답을 내려야만 할 것 같고, 답을 내리지 못하면 번아웃이라는 작은 굴곡에 나 자신이 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부터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까지, 한 마디로 사람이 본능적이게 되죠. 이는 결코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극한적인 거예요. 애써 힘들게 답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됩니다. 학창 시절 그런 경험이 있죠.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어떻게든 답은 나옵니다. 끝까지 풀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지, 언제든 어떻게든 모든 문제에 답은 있기 마련입니다. 


 '번아웃'이 오게 되면 남들과 나를 많이 비교하게 됩니다. 유독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환하게 웃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 보입니다. 내가 1만큼 하면 남들은 100만큼 하고, 내가 한 보 걸으면 남들은 백 보를 걷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는 간신히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데, 남들은 하늘을 훨훨 날고 있어요. 그래서 번아웃이 유독 힘든 것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 과거를 회상하게 됩니다. 예전의 나를 자꾸 그리워하게 되고, 젊었던 나, 뛰어났던 나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어른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 , '왕년에 내가~'라는 말을 우리가 달고 살게 됩니다. 맞아요, 몇 년 전의 우리는 참 빛났겠죠. 하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우리도 수차례의 번아웃을 경험했고, 이겨낸 경험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나고 나니 그것들이 다 추억이 되고 힘이 되는 것뿐이지요. 내 삶의 주인공은 '나'뿐입니다. '나' 외에는 그 누구도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하는 것에 따라 내 인생이 흘러가고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격하시키지 마세요. 번아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된다는 핑계도 데대지 마세요. 나를 낮추고 남들을 추켜올리는 것에 시간낭비하지 말아요 우리.  


 '번아웃'은 참 이중적이고 양면적입니다. 한 편으로는 '꼭 이겨내야지!' 하면서도 축 쳐져 있는 이 순간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언제 또 우리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볼 수 있겠어요, 언제 또 우리가 내 인생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찰할 수 있겠어요. 번아웃을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번아웃을 '휴식'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지금까지 고생한 나에게 주는 잠깐의 휴식, 너무 빠르게 달려온 우리가 멈춰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번아웃'을 겪으면서 드는 수많은 생각 중 그 끝은 하나,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 

여러분 '일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머리를 쓰지 않고, 복잡한 생각하지 않고, 일말의 걱정조차 하지 않고 '일단'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번아웃은 내 삶에서 아주 작은 웅덩이일 뿐이고 그 웅덩이에서 발만 뺀다면 생각보다 그 웅덩이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번아웃에서 한 발만 벗어나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보이게 되죠. 번아웃, 이름은 무시무시하고 거창하지만 직접 겪어보면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우리 삶에서 번아웃 같은 웅덩이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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