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나는 "신비주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걸 사실 말할 것도 없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본 대비 내가 이야기할 말이 없다. 내가 하는 주된 대화는 주로 남의 이야기를 하거나, 재미있는 너튜브 채널을 말하거나, 내가 여행한 곳을 주로 말하는 편이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무례한 질문들을 던질 때 나는 흔들린다. 내가 들어 본 가장 무례한 질문은 아래 두 개인데 불편함을 극복해보려고 한다. 주로 나에 대한 질문보다는 가족과 관련된 질문들이 유독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1. 맞벌이 안 해요?
동생이나 직장에서 동료들이 "형수님은 맞벌이 안 해요?"라고 해서 나는 그런 질문이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제가 아내에게 나가서 일을 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가난하게 살아서 맞벌이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어요"
라는 말을 한다. 이 관점은 내가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관점이라는 걸 안다. 요새는 부부가 맞벌이를 해야 아이들 학비도 댈 수 있고 노후 준비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나는 외벌이로 살 만큼 내 집이 있는 것도 아니며, 최근에 회사는 구조조정을 하여서 나가라고 하면 바로 나가야 하는 고용 안정성이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 누구에게 교훈을 주기보다는 현실을 말하려고 한다. 나의 미래가 대비되어 있지 않지만 지금의 삶도 버겁다. 만약이지만 맞벌이하면서 아내 및 아이들이 겪는 고충들을 내가 분담해서 할 자신이 없다. 나보다 직급이 높았던 아내는 회사에서 책임이 더 많이 따르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부부가 서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직급이기에 이런 일욕심들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전가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저녁을 차려먹기는 어렵고, 동네에 식당이 거의 없기도 하여 저녁밥이 가장 문제이다. 이모님도 써 봤지만 이모님 퇴근시간에 부부 중 누가 먼저 가야하나 눈치게임이 벌어진다. 맞벌이의 초등학교 방학은 정말 당해낼 수 없다. 애들을 방학 때 학원으로 돌리기에는 무리다. 애들한테 마냥 버텨주세요 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맞벌이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게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살았다. 아버지는 공무원 월급을 월급의 30%정도로 쪼개어 어머니에게 줬고 어머니는 나에게 하소연을 해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 그 사실에 대해 아버지에게 이의를 제기 했더니, 아버지는 나를 무릎꿇게 하시고는 혼내셨었다. 나는 우리집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버지에게 서운하였지만 그래도 나는 대항 할 힘이 없었다. 어머니는 생활비를 받아서 아들 둘을 키웠고 어머니는 나 중학교 때부터 일용직으로 대출금도 갚고 그랬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나는 돈을 많이 써본 적이 거의 없다.
나는 결혼하고 지금도 아내에게 월급을 다 갖다주고 용돈을 받고 사는데 나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통장 잔액이 비슷해서 우리 집이 얼마만큼 사는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능력이 출중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연봉을 별로 안 올려줘도 살짝 서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더 아껴 쓰면 된다는 주의이다. 욕심내다가는 그 늪에 빠져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심정은 너무 무리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애들이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인데 쌍둥이 아들은 엄마를 잘 따른다. 쌍둥이 아들은 엄마가 육아휴직도 쓰고 코로나 때는 재택도 해서 다른 집보다는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적었다. 아내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회사를 다니는데 내가 아내를 그렇게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숨은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애들은 해외여행 안 가요? - 개근거지
아이들은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체험학습을 하지 않고 개근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모 직원이 내가 해외여행 안 간다고 개근거지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상대방이 많이 무례하다는 느낌이 들어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각자 경제적인 상황에 맞추어서 바람도 쐬고 하면서 사는 것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좀 씁쓸했다.
해외여행은 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내는 해외여행이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해외는 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쌍둥이 아들과 해외를 가게 되면 적어도 300만 원은 들 텐데 이 비용은 우리에게는 얻는 것 대비 출혈이 크다. 우리 집은 나의 월급 일부를 저축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것도 다른 집은 혀를 내두른다. 어떻게 외벌이 하면서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냐고 한다. 그래서 4인가족이 해외여행을 가려면 여행은 적금을 들어서 가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나에게 그렇게 질문한 사람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아이가 없어서 나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무례하다는 생각은 든다. 부모님의 재력이 상당해서 결혼할 때 도움을 받았거나,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는 집은 맞벌이하면서 재력이 많이 생겨서 나에게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그들의 렌즈로 봤을 때 우리집 사는 모습이 답답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집은 아직 해외여행 가기에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무리를 해 가면서 해외여행을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질문을 할 때 나는 불편한 질문을 많이 받아 좀 서운하지만, 나도 사람을 대할 때 조금 더 겸손하게 대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나도 질문 남발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