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마음의 훈련
처음엔 누가 물어보면 다 설명했다.
내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왜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지,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약을 제시간에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까지.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면
내가 조금 더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게 곧 내 불안도 줄여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설명을 아무리 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비슷했다.
“근데 요즘엔 치료 잘 된다던데?”
“그럼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는 거지?”
“그래도 다행이다, 보기엔 멀쩡해서.”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
정확하게 닿지도 않았다.
나는 자꾸만 내가 변명을 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닫게 됐다.
내가 병을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걸 말하는 것조차 부담이 되기 시작해서였다.
어떤 날은 괜찮다고 웃으며 넘어가도,
어떤 날은 그저 한숨이 나오는 질문들이 있었다.
계속해서 설명해야만 받아들여지는 관계라면,
그건 내게 위로가 아니라 또 다른 시험 같았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마음의 훈련을 시작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과만
조금 더 깊이 엮이기로.
이해받기보다,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에 마음을 놓기로.
내가 병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세상엔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걸
조금은 늦게 알게 되었지만, 다행이었다.
어느 날부턴가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설명은 내가 힘들지 않을 때만 해도 괜찮다고.
그렇지 않을 땐, 모른 채 넘어가는 것도 내 선택이라고.
그렇게 조금씩,
나는 나의 병을 설명하는 사람에서
나를 지키는 사람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