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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Jan 14. 2023

12. 칼라데아 진저

우리집 식물 어워드 뻥튀기상 드립니다

집에서 180일(반 년) 이상 살아남은 식물의 돌봄에 대해 기록합니다.

기본정보

학명 / 소속 - 마란타과 / Goeppertia ornata ‘roseo lineata’

유통명(키워드) - 칼라데아 진저, 칼라데아 오나타 진저

자생지 - 중남미, 브라질 열대우림


관리/돌봄 방법

난이도 - 약간 어려움 (인위적 습도조절 필요, 최소 60% 넘는 환경이어야 잎이 타거나 말리지 않음. 응애 유의)

빛 - 반음지

물주기 - 흙의 1/3 지점이 말랐을 때 물이 화분 바깥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관수

흙배합 - 상토 50 : 배수용 알갱이(펄라이트 마사토 산야초 등…) 50

습도 - 높음 (70% 이상)

온도 - 16~25도 (39도에서도 별 이상 없었음)

최저온도 - 13도

성장속도 - 빠름


구매 정보

구매처 - 양재 화훼시장 나동

구매년월 - 2022년 7월

가격 - 10,000원(화분 별도)

분갈이 - 최초 구매처에 위탁(2,000원) / 이후 1회 (11월)


2022년 7월 / 2023년 1월

이 식물을 처음 만난 건 5월 어린이날 연휴에 갔던 서울식물원에서였다. 너무 예쁜데 5월의 식물원에서도 잎이 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해 찾아보니 웹툰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도 예쁜 식물로 꼽은 칼라데아 진저였다. 하지만 막 식물을 키운 지 석 달차인 초보가 어딜 이렇게 어려운 식물을 키운다고 나댑니까… 하면서 포기했었다.

식물원에서도 잎끝이 타는 식물이 존재한단 말인가? 하지만 너무 예쁘다….

7월 말이 되자, 처음으로 만화와 인터넷에서만 봤던 응애가 진짜로 우리집에도 찾아왔다. 칼라데아 아니죠 알로카시아 아닙니다 호주식물… 둥근잎아카시아…

https://brunch.co.kr/@5ducks/43

놀라운 건 거미줄이 잔뜩 쳐진 아카시아 바로 옆에 칼라데아 퓨전화이트가 있는데 응애는 쳐다보지도 않았다는 거다. 그럼 어차피 응애 농약을 사러 가는 김에 그 식물원에 있던 예쁜 식물 하나쯤 들여도 되지 않을까?(양재 농약사와 화분을 파는 하우스는 매우 가깝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나타와 진저 구별하기

한여름의 찜통을 뚫고 양재 꽃시장에 들어갔다. 여름의 하우스 꽃시장은 에어컨 냉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와중 나를 매우 헷갈리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매우 비슷하게 생긴 두 식물을 “오나타”와 “진저”라는 다른 이름으로 팔고 있었던 것이다.

오나타(좌)와 진저(우)

가동과 나동을 두 바퀴 돌고서야 이 두 가지 식물이 약간 다른 외모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나타 : 잎모양이 동그랗고, 색상이 어둡고, 그려진 선이 연핑크색

진저 : 잎모양이 길쭉하고, 색상이 약간 밝고, 그려진 선이 진핑크색

내가 수목원에서 만났던 식물은 진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쯤, 가게에서 파는 대부분의 식물이 오나타고 진저는 시들시들한 것만 몇 개 팔고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최대한 건강해보이는 녀석을 찾기 위해 다시 찜통하우스를 한 바퀴 더 돌았다. 그래서 주인장도 잠깐 외출한 가게에서 물어물어 진저를 사는 데 성공했다. 비록 응애지옥이 기다리고 있지만 전투력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반전 : 오나타 진저가 맞는 말이야?

칼라데아를 여러 종류 들이면서 개별 종들의 차이에 집중하게 되었고, 칼라데아는 묘하게도 가격이 싸지만 그렇게까지 대중적인 식물은 아니라서 코딩하던 시절 이후로 잊고 있었던 영어 검색을 돌려야 했다. 검색을 돌리려면 이 친구들의 영문명, 또는 학명을 알아야 했다.

칼라데아 오나타 : Calathea(goeppertia) Ornata ‘Sanderiana’

칼라데아 진저 : Calathea(goeppertia) Ornata ‘Roseo-lineata’

길쭉잎 진저가 빵떡잎 오나타의 개량종이라고. 그리고 진저라는 이름이 오히려 도대체 어디서 왔는 지 모르는 코리안 네임이었다. 그래서 진저는 종종 “칼라데아 오나타 진저” 라는 이름으로도 유통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어렵다 어려워~

“기도하는 식물” 이란 별명을 가진 칼라데아답게 낮에는 벌렸다가 밤에는 오므리는 활동이 확실한 편이다.
세상에 너무예뻐!!!

습도 90%의 장마철이 끝나고 좀 작은 사이즈의 칼라데아들을 모두 온실로 보냈다. 진저는 점점 더 예뻐지며 쑥쑥 자라더니 온실에 둘 수 있는 40cm 언저리의 키를 돌파하여 늦가을에 졸업했다. 온실 바깥은 습도 유지가 덜 되지만 빛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뻗을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쭉쭉 잘 컸다.

13센티 토분에서 21센티 롱슬릿분으로 대대적 분갈이를 했다.

새촉이 너무 열심히 난 나머지 더이상 뚫고 나올 공간도 없겠다 싶었을 때 화분을 엎었더니 흙보다 뿌리가 더 많은 느낌이었고, 아래로 말리고 엉킨 뿌리를 다 펴보니 21센티 슬릿분에 들어가도 될 어마어마한 사이즈가 되어 있었다. 꼭 뿌리가 화분 밑구멍으로 나와야 화분갈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손바닥보다 큰 잎(우)도 나오고 있다.

화분이 약간 큰가도 싶었는데, 화분을 키우니 더욱더 잘 자랐다. 심지어 아예 손바닥보다 큰 잎이 마구 나오기도 했다. 여름에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로 샀던 화분이, 겨울이 되니 당당한 중품을 노리고 있다. 최소 60% 이상의 습도가 필요하긴 하지만, 퓨전화이트보다는 덜 예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칼라데아들에 비해서는 약간 빛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그렇다고 햇빛 쨍한데 창문 코앞에 놓으면 안되겠지만)

이름과 분류는 다소 복잡한 칼라데아 진저이지만, 비싸고 희귀한 식물보다 우리집을 좋아하는 식물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빛을 은근히 좋아해 굴광성도 있다.

근황

2주만에 또 커졌다. 이제 들고 서면 내 얼굴이 다 가려지고… 굵은 뿌리도 화분 밖으로 나오기 시작해 다음 분갈이도 열심히 버텨봐야 한달 이내일 것 같다.

까치발을 해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더 커진 근황

https://plantshower.xyz/view/14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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