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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달이다

by 김용기

아내는 달이다


- 김용기



방아 찧다가 슬쩍

급한 뒷간 다녀오듯

토끼도 궁금한 저쪽

그믐 지나

까만 밤을 틈타

다녀온 곳 어디인지 한 번쯤

흔적 남겨줄 만한데

아직까지 귀띔 한 번 없어 궁금한

달의 뒤편


늘 밝은 척하여 좋은데

반대편 등 뒤

짙은 그늘 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고

원피스 지퍼라도 내리면 알까

묻지 않는 옹졸함이

갈수록 커진다

토끼처럼 모르는 척하는

아내의 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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