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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침

by 김용기

말 침


- 김용기



땅벌에게 쏘이고

오랫동안 학교 못 갔던 날 있었다

퉁퉁부은 얼굴에 날 된장 바르고 나았지만

어린 시절, 그러려니 했다


말 침에는 약이 없었다

자고 나면 낫던 어린 시절과 달리

세상물정 알만 한 나이

뼈가 있고

벌침보다 독한 말에 여러 번 쏘였다


내 말에는 독도 없고

뼈도 없고 착하다는 착각

남도 그렇게 느꼈을까


지워지지 않는 글 침은

얼마나 독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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