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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와라

by 김용기

그래도 와라


- 김용기



아지랑이와

벌이

산사 도량에 봄바람을 밀어 넣으면

눈은 풀리고

목탁도 헛손질

꼬이는 염불 때문이다


모두 고승일까

계 갓 받은 수행자 머릿속으로

뱀이 꿈틀거리면

공들인 염불도 허사

문지방 드나들던 속세보다

염불이 더 꼬이는 이유가 되었다


큰스님도 불호령 참았던 연유로

동병상련

먼 고통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와라

그래도 와라

건너가야 할 강이다


봄바람 이기는 장사 없다는데

산사에 이빨 빠진 목탁이 쏟아지고

염불이 졸음 걷어내느라 바쁜

짪은 오후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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