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화장

by 김용기

화장


-김용기



알아보지 못하고

갸웃갸웃

길에서 어색하게 그냥 지나쳤던 순간

어디서 본듯한데

이름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예의가 없네'

'경우가 없네'

'게으르네'

'세상 편하게 사네'

여자에게 쏟아진 화살들

어쩌다가 화장 없이 나섰을 때다


위장하듯

변장하듯

오로지 남을 위한 긴 투자의 시간

위선인 줄 알았는데

인정받으려는

욕구

허세가 아닌 생리적 배려


여자에게 얼굴은 왕

그날 그녀는 평민이었으므로

나의 무례는 용서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