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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섬이 있다

- 저들의 고집

by 김용기

바다에는 섬이 있다


- 김용기



오늘도 섬 주변 철썩거린다

치근덕거리는 것 일수도 있다

바다가

섬의 고집을 꺾지 못하면

먼바다로 바꾸고

또 바꾸고


섬이 구멍도 났지만

하늘이 구멍으로 나왔다가

도로 들어가는 섬에는

들락거리는 바다까지

막을 수 없어서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같지만

바다가 허연 거품을 물어도

밀려 날 기색이 아니다

소용없다


포기 않는 바다가

먼바다 파도로 바꿔 앉았고

또 바꿀 때마다

섬에는 이장님 묘가 늘어났다

고집 센 이장님 후보 한 분

엊그제 또 태어난 것을 보면

항복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무모한 바다의 고집

버티는 섬의 하루

백년전쟁이라니

아주 끝까지 갈 것 같다

섬에는 이장님 묘가 셀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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