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지 마라
- 김용기
삼겹살 뒤집어라
한번 더 뒤집어라
삼겹살 살살 뒤집어라
인생도 그렇게 뒤집어라
한쪽만 익으면 소용없다
잊지 마라
시간 맞춰 뒤집어라
탄다
그믐달을 뒤집으면
보름달 될 거라는 섣부른 기대
뒤집었다 엎었다
모깃불 잘못 뒤집으면 눈물만 가득
헛수고
세상일 부침개 뒤집듯 쉬울 것 같지만
막상 서툴다
뒤집힌 거북이가 아니더라도
손에 막대기 하나 늘
가지고 다녀라
하늘도 가끔
뒤집어 줘야 제 노릇 할 때 있다
마누라 속은 뒤집지 마라
법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