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작가님들을 존경하지만,
촉망 받는 소설가가 지인일 경우에는
그 사람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다.
방송을 할 때 함께 일하던 라디오 작가님이
2018년쯤 등단을 했고,
그 후로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매체에 ‘눈에 띄는 젊은 소설가’로
그 작가님의 이름이 오를 때면
내 일도 아닌데 괜히 뿌듯해진다.
인터넷으로 단편을 하나쯤 읽어본 적은 있지만
책을 직접 사서 읽은 적은 없었다.
그러다 운 좋게도
다른 지인이 그 작가님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책을 빌려 읽으며
작가의 고향, 세계관, 종교관처럼
내가 알고 있던 단서들이
작품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 걸 발견했다.
그걸 알아보는 순간,
내적 친밀감은 한 단계 더 올라갔다.
그리고 작가님에게 인스타그램 DM을 보냈다.
연락처는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수년 만에 카카오톡으로 먼저 연락하기엔
왠지 쑥스러웠다.
책 사진과 함께
간단한 안부 메시지를 보냈더니
얼마 후 답장이 도착했다.
“앗, 고마워. 새해 복 많이 받아.
혹시 주소 알려주면 이번에 나온 책 보내주고 싶어.”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나는 다급하게 답장을 보냈다.
“아니에요. 언니!
책은 사서 보는 거죠!
언니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시 후, 또 메시지가 왔다.
“고마워. 에세이 쓰는 것도 보고 있어. 응원해!”
브런치에도 필명으로,
그저 조용히 쓰고 있을 뿐인데
유명 작가님이 내 글을 보고 있다니
괜히 쑥스럽고
갑자기 부담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요즘 소설도 조금씩 써보고 있다는 말을
슬쩍 꺼내보고 싶었지만
손발이 오글거려 그만두었다.
가끔은 내 소설에 혼자 자뻑(?)도 해보고,
언젠가 어딘가에 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꼭꼭 숨겨두고 있었는데
오늘 작가님의 책을 읽고나니
내 글에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조차
조금 부끄러워졌다.
작문 수업을 들은 것도 아니고,
스터디 모임에 속한 것도 아니다.
그저 혼자 사부작 사부작
글을 쓰고 있을 뿐인데도
이상하게도 오늘은
든든한 지원군을 하나 얻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 이제는
읽는 사람만 하지 말고
쓰는 사람 쪽으로도
한 발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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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글을쓴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