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3화

개와 좋은 이웃

by 새벽달

분노에 찬 메모를 남겼으나 나는 겁쟁이였다

심장이 콩콩댔다

문을 조금만 열어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윗집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었고

거듭 미안해하며 쪽지를 읽었다고 한다


나는 미안해하는 여성의 반응에

집으로 들어오라 했고

우리 집 식탁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강아지는 회사에 다니는 동안

집에 혼자 있었고

한낮에 그리 짖고 있는 줄 몰랐으며

혼자서는 관리가 어려워

곧 본가에 보낼 것이라 얘기해 주었다

내가 임신을 한 것을 알고 더 조심할거라며

거듭 미안해했다


윗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손한 태도와 앞으로 해결할 방향까지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조금 더 친절하게 쪽지를 적을걸 후회하며

일방적인 쪽지를 붙여 미안했다고

나도 고개숙여 사과했다


개가 본가에 갈 때까지

멍멍 멍멍 멍 멍 한참을 짖어댔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윗집의 태도에 귀트임은 바로 닫혔고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웃의 태도에 달렸다는 걸

이때 알았다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고 출산을 했다

꼬물꼬물 신생아와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층간소음 피해자였던 내가

육아를 시작하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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