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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냥이 Sep 22. 2024

뚱냥?똥냥! 2부 2화

2부 육묘담 2화 고양이 사료- 다묘가정에서의 사료 선택 기준

뚱냥? 똥냥! 2부 육묘담


2. 고양이 사료, 다묘 가정에서의 사료 선택 기준



고양이의 식성은 대체로 까다롭다. 그래서 많은 집사들이 온갖 사료를 전전하는 일을 거치게 되는데, 나 역시 그런 경로를 거쳐 마침내 정착한 사료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병원 처방 사료 중 하나인 저지방, 저단백질 소화기 사료이다. 사료 명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나처럼 작은 조회수를 가진 사람에게도 문제가 될까 싶긴 한데, 그래도 혹시라도 모를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구체적 언급은 삼가려고 한다.


개체수가 확 늘어나기 전에는 몰랐다. 프리미엄 사료가 집 냥이들에게는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가격대가 높은 프리이엄 사료를 먹이는데도, 설사가 잦은 이유를 알지 못해서 꽤나 많은 동물병원을 전전했다. 실제로 내가 지금 정착한 동물 병원 이전에는 아이들이 설사를 했을 때, 사료의 함량이 원인일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사료마다 퍼센티지를 비교해 주고 우리 아이들의 간식 패턴과 운동량을 듣고 제한 칼로리를 알려준 곳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 사료는 고급, 내지는 프리미엄이라고 붙은 비싼 수입 것일수록 대체로 고지방, 고단백질이다. 활동량이 많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길냥이에게는 이러한 사료가 너무 좋은 것이지만, 집에서만 생활하기에 운동량이 부족하고 음식이 풍족한 집냥이에게는 이런 사료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엄마인 집사가 무식한 탓에 내 고양이들이 살이 피둥피둥 오르고, 지방이 쌓여 피부 질환이 계속되고, 과잉 영양 상태로 늘 속이 부대낀다는 걸 나는 미처 몰랐다. 그냥 비싸고, 평이 좋은, 유서가 깊은 해외 제조사의 사료는 다 좋은 줄 알만 알았달까.


게다가 고양이들 가운데는 드물지 않은 확률로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다. 몇 년을 피부병으로 고생했던 아름이는 아마도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고양이였던 것 같다. 고양이 간식 / 주식 중에는 닭고기와 닭 부산물이 안 들어가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 주된 사료는 거의 다 닭고기가 들어간다. 생식이나 완전히 습식을 먹이지 않고는 닭고기를 식단에서 100% 배제하리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사료의 급여와 습식, 간식을 조절해 주자 소독약과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와 약을 달고 살아야 했던 아이가 약을 먹지 않아도 피부 상태가 점차 아물기 시작했다. 무식이 죄라 공연히 아이만 고생시켰다.


 간식이나 습식이 잦지 않은데도 아이들이 설사를 한다면, 사료의 성분이 너무 고단백, 고지방은 아닌지 살펴볼 것을 권한다. 신장이 기형이었던 달땡이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습식을 먹여서 수분량을 충족시켜야 했던 건/습식 식습관이 새로 온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정착된 우리 집에서는 성묘의 사료를 고를 때는, 조단백 비율은 28% 이하, 조지방 비율은 15%를 한계로 삼는다. 물론 임신 와중에 새론이 와 성장기의 어린냥이었던 손주냥들은 격리된 출산방에서 아주 고단백으로 잘 먹였다. 그렇게 저지방식으로 바꿔주니 설사 문제가 많이 사라졌달까. 혹시 나와 같은 사유에서 고민하는 집사님들이 계시다면, 한 번쯤 사료 옆면의 성분표를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어찌 집사 경력이 늘어날수록 모르는 게 많은 것 같고, 알아야 할 것이 늘어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덕에 공부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내가 조금씩 더 고양이에 대해 알아감에 따라, 내 아이들이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면, 끊임없는 학습도 즐거울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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