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함의 힘
오늘 아침 집 앞 스타벅스에 다녀왔습니다.
일반적으로 휴일에는 스벅 오픈 시간에 맞춰 출근 도장을 찍고, 3~4시간 정도 책을 읽다가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오래된 저만의 루틴.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는데 새로 오신 매니저분의 멘트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하루였습니다.
"아이스라테 나왔습니다. 그런데 고객님, 이 텀블러 그립감이 상당히 좋네요. 이런 곳에 커피 마시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별거 아닌 멘트였는데 아침부터 무장해제 당한 기분.

심지어 제가 가져간 텀블러는 스벅 제품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친절하게 응대하는 직원분을 보니 정말 "기분 좋은"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입니다.
뜬금없이 그분의 행동과 말을 곱씹어 보다, '저런 분을 협상의 상대방으로 만나면 반드시 필패하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협상하자', 혹은 '대화하자'라고 말하는 자리에 가보면 으레 서로 논리를 앞세우며 '네 말이 맞네, 내 말이 맞네'라고 으르렁거리며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저도 '논리'와 '이해'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상대방을 헐뜯고 비판하는데 여념이 없었던 듯하네요.
그런데 어느 순간 해당 자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논리로 무장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짜 승자는 친절한 사람, 혹은 양쪽 이견을 잘 조율해서 최대한 자신의 의견으로 끌어당기는 사람이었어요.
물론 그 친절이 포장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만의 전략인 것.
포장이 된, 가식적인 친절도 유지하는 데 상당한 마음 씀씀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친절함의 가치, 그리고 그걸 유지하는 노력은 우리 생각보다 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저도, 더 친절해지기를!
P.S. 제가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회장이라면, 해당 매니저 어떻게든 찾아서 승진 및 포상해 줄 겁니다.
조직관리에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