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업은 어디로 가는 걸까?
간만에 놀라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 2조 규모 환경 자회사 매각 검토 - 아시아경제
21년부터 '진격 앞으로'를 외치며 다수의 폐기물 업체를 인수해 왔던 SK에코플랜트가, 그들의 핵심인 폐기물 자회사 두 곳을 매각한다는 소식.
만약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시장 내에서 굉장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사실 기존에 투자한 금액이 워낙 많기도 했었고 미래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폐기물업은 아무리 그룹이 어려워도 끝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매각한다는 건 다음 세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SK 그룹의 위기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했다는 것.

두번째로 SK 그룹의 사업 재조정이 진심이었다는 것.
SK그룹, 사업재편 본격화…17일 이노‧E&S 합병 논의
세번째로 SK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것.
AI 올인한 최태원, SK그룹 승부수 위한 본격 글로벌 광폭 행보 - 글로벌이코노믹
아직까지 11번가의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SK온도 허덕이고 있어서 팔만한 물건이 그닥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나마 SK렌터카와 SK스페셜티 등,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자회사 매각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SK에코플랜트의 환경 폐기물 사업 매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입니다.

결국 시장에서 팔릴만한 물건은 미래 수익이 기대되더라도 과감하게 잘라낸다는 것 같은데, 이 의사결정의 결과가 문득 궁금해집니다.
아래 표를 보면 SK에코플랜트 전체에서 약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폐기물 산업입니다.
에너지 사업과도 어느정도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는 곳이라 이번 매각으로 인해 회사의 거의 30%에 가까운 매출이 한번에 사라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위기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건가?'라는 의심을 갖게 만들어 줍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 한가지는 이 모든 전략 컨설팅의 상대방이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라는 겁니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폐기물 산업에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모펀드와의 결탁으로 (?) 이런 좋은 자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 아닌가 하는...
뭐 그냥 저의 개인적인 음모론이긴 하지만.
에코비트의 매각 이후로 잠잠했던 폐기물 인수 합병 시장이 다시금 시끌시끌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여서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는데, 매각된다고 하니 시원섭섭한 듯 하세요.
그나저나 조금씩 에코플랜트의 인수금융을 검토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총알 미리 준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