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는 은행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니 이슈가 되어야만 하는 사모신용펀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은 일로서 만난 테마임. -.-;)
'新 자금 창구' 사모신용펀드 활성화…국내서도 '눈길' (dailian.co.kr)
PDF (Private Debt Fund) 혹은 PCF (Private Credit Fund)로도 불리는 사모신용펀드는 최근 시장에서 주요 자금 공급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요 구조는 거액 자산가나 대체투자를 원하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아 이를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대출이나 CB, BW 같은 메자닌에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물론 NPL에도 투자합니다.
기존과 다른 특징이라면 조달된 자금을 중소, 중견기업에 대출형태로 지원한다는 건데, 대출대상도 그렇지만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나온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된 것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3년간 브릿지론과 PF 대출에 매진해 온 은행들이 부동산 경기 하강과 금리 상승 여파로 충당금 이슈에 허덕이게 되면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이 크게 올라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금리도 거의 7~9%에 육박하는 등 조달 코스트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거죠.
이 상황에서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사모신용펀드'입니다.
이들은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자본이득도 가져갑니다. 그러다 보니 주요 투자대상이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는 기업들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받는 기업 입장에서 볼때도 사모신용펀드는 긍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사모신용펀드로부터 자금을 끌어다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이 대출인지, CB나 BW의 형태인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생각임)
이러다 보니 금리가 매력적입니다. 매우 낮습니다. (0~2% 이내)
다만 향후 자본이득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물론 경영지배력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님) 이들도 손해볼 건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작년 즈음에 IMM크레딧솔루션에서 투자한 조일알미늄이 대표적입니다.
IMM크레딧앤솔루션, 조일알미늄 BW에 300억 투자 < IB/기업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해당 업체를 과거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일반 은행들이 대출로 거래하기에는 매우 험난한 중소기업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히게 되었습니다. (문전박대 당했던 듯 -.-) 콧대가 높은 업체란 말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당장에 대출수요가 있더라도 금리에 매우 민감합니다.
대기업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시중은행에서는 기존 대기업에 적용하던 금리부터 순차적으로 금리를 올려서 적용합니다.
그러다 보면 조일알미늄 같은 회사의 경우 적용 금리가 매우 높게 되죠.
서로 매칭이 안되는 겁니다.
이 간극을 기가 막히게 사모신용펀드가 파고 들었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투자 자체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금리 시기에 1~2% 정도의 금융비용만 가지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펀드 입장에서는 당장에 수익은 안 나지만 향후 전환권이나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시장에서 유동성과 함께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으니 이만한 투자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왜 그동안 이런 생각들을 안했을까...)

만약 사모신용펀드가 시장에 자리 잡게 된다면, 중소형 은행들과 여전사들의 타격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투자 의사결정이 빠르고 비교적 큰 금액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 은행들의 대체재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비교적 투자기간이 장기라는 점과 아직 국내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부분 국내에서 펀드레이징 하는 회사들은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상태라 딱히 구분해서 판단할 정도는 안됩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이 있다는 것과 하나의 대체투자처로서 매력적이라는 것은 기억해 두고 있어야 할 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