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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과 CVC

대기업 도련님의 사생활

by 고니파더

대기업 산하 CVC 형태로 벤처캐피탈을 두는 곳이 많아지는 모양새입니다.


'미래 밥줄 찾는다'…대기업들, 자체 벤처캐피탈 세워 M&A 모색 - 뉴스1


미국식 자본주의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그리고 좁고 경직된 자본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그에 걸맞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이 듭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벤처캐피탈 중에서 '특정 섹터'를 표방하는,


이른바 얼마 전에 이야기했던 '맥쿼리 인프라'같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국내에 단 한곳이라도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곳이라고는 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탈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아주IB투자'정도가 아닐까.


대기업의 탄탄한 뒷배인 안정적인 자금줄을 보유하고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실적을 바탕으로 커온 곳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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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뚜렷한 컨셉 없이 생겨나는 벤처캐피탈 시장을 보면서 조금씩 우려가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런 벤처캐피탈의 뒤에는 우연히도 대기업 2세나 3세가 많다는 겁니다.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30627001


어찌보면 그들 입장에서는 돈만 대고 좋은 기업들 싸게 사들이는 행위가, 기존 기업을 경영하는 것보다는 더 편하고 폼나 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했을수도 있겠죠.


다들 돈이 많으니까 뭘 해도 된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많은 경험이 필요한 일이죠.


아무리 딜이 좋아도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 당하는 딜도 많다는 걸, 이 도련님들이 과연 알고 심사할까 라는 의문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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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심사역을 해온 입장에서 이런 트렌드들을 보면 조금 기운 빠지고 허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확실한 한가지는 리더가 그런 가벼운 생각과 각오를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돈이나 뿌리면 되겠지 뭐..라고 생각하겠지요)


부디 제 우려가 헛된 걱정이기를 바라며...


앞으로는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성과로 보여주는 CVC가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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