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배당금은 항상 긍정적일까?
심사에 있어 자본금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전에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거기에 이어 심사 측면에서 바라본 배당금에 대한 고찰입니다.
즉, 배당금 지급이 심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살펴볼 생각입니다.
참고로 저는 주식 투자자의 관점이 아닌 채권투자자의 입장에서 해당 주제를 다룬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배당금이라는 것도 투자자가 Equity Side냐, Debt Side냐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역시나 주제와 관련된 것을 제가 심사한 케이스와 믹스해서 풀어 나가고자 합니다.
시작..
과거, 주니어 시절에는 주식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배당주"에 한없이 너그러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배당재원, 즉 순이익을 기업이 충분히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으니까요.
뭐. 이 해석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만,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죠.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배당과 배당재원을 비교하면서 그 배당이 옳은 배당인지, 그렇지 않은 배당인지 구별하는데 중점을 두고 심사했습니다.
그렇게 '배당의 질'에 대해서 따지게 된 첫 계기, 아래 업체의 자료를 보겠습니다.
이 업체를 심사하던 시기는 2021년이었는데, 2022년 재무는 안 좋아지겠다고 미리 예측했던 기억이 있네요.
웬만해서는 그런 예측을 잘하지 않는데 이건은 지점장이 부결한 거 가지고 떠들어 다녀서 저도 짜증이 나서 그랬던 듯. ㅎㅎ
심사로 다시 돌아와서...
그때 주목한 부분은 2020년도의 배당성향이었는데, 당기순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배당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과한 수치.
더 큰 문제는 배당보다 기업의 향후 투자계획이 어마무시하게 잡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건은 인터뷰를 통해 파악함)
향후 투자를 위해 돈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배당으로 빼간다?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대량의 배당으로 자본은 축소되고 그 결과 부채비율도 계속 악화되고 있었어요.
결국 자기들도 너무 하다 싶었는지 자본을 채워 넣습니다.
어떻게?
난데없이 재평가잉여금 90억이 나타나는 시점이 이때입니다.
유형자산재평가의 아주 그릇된 사례라고 볼 수 있겠죠.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이 기업의 주주구성에 있습니다.
창업주들이 대부분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
이 상황에서 과연 책임경영이라는 말을 이 기업에 할 수 있을까요?
...
채권자 입장에서 자본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그런데 그걸 대주주가 빼가면서 대출을 해달라고 한다?
투자를 유치한다?
말이 안 되는 행태입니다.
그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부결을 외쳤습니다.
...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그동안 심사에 있어 배당성향이 영향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건에 있어서만큼은 Key Point가 되어 주었다는 거였습니다.
또한 기업의 배당성향을 통해서 경영진의 성향과 기업에 대한 경영진의 태도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어 주었다고 생각해요.
나름 수확이라면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건을 심사하면서 결국은 재무제표를 보고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이것이 핵심인 거 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부디 여러분도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숫자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시길....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