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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의 중요성 (1)

가장 중요한 계정 과목은?

by 고니파더 Feb 10. 2025

오늘은 간만에 시간에 조금 남아서 그동안 주니어 심사역들에게 이야기 했던 '심사와 계정과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심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무제표를 읽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은 기본이고 추가로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블로그의 많은 글들을 통해서 이미 이야기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예전에도, 지금도, 가끔씩 저는 심사역들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oo심사역은 재무제표를 볼 때 어디를 제일 먼저 봐요?"


혹은


"심사관점에서 볼 때 재무제표의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참고로 이 질문에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심사도 각자 스타일이 있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 중요한 것도 각각이니까요. 


다만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계정과목에 대한 이유와 근거, 그리고 분석 논리는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뿌리가 흔들리면 모든게 흔들리기 때문이죠.


먼저 오늘의 주제와 연관된 자본금에 대해서 제가 심사한 케이스와 연결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주니어 시절에는 늘상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에 포커스를 두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기업의 규모와 추세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정확히는 심사 3년차 + 중급회계를 제대로 다시 배우기 시작한 시점부터) 매출보다는 "자본"을 더 들여야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제외)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히스토리를 무엇보다 잘 알려주는 것이 바로 자본이라는 계정과목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부채비율의 질적 특성을 골라내는 데에도 자본금 계정은 정말 중요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히스토리는 '영업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시현할 수 있는 기업인가'에 관한 물음의 답이 될수도 있습니다.


먼저 다수가 집중하는 '매출액-영업이익'의 경우 많이 본다고 해야 최대 3년입니다.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은 3년으로 충분하겠지만 10년이 넘어가는 경우는 이걸로 부족합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이익잉여금의 누적치를 납입 자본금과 연도별 당기순이익과 비교해 봅니다. 아래는 일전에 심사를 진행했던 업체의 자본구조와 재무비율입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3개년 추이를 보면 언뜻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부채비율도 재무관리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낮아서 안정적으로 보이죠.


여기까지만 보면 좋은 업체입니다. 


그런데 이익잉여금 보이시나요? 


누적이 마이너스입니다. 그것도 납입자본금 대비 엄청난 마이너스.

이럴때는 해석이 중요합니다.


즉, 이 업체는 최근 3개년 실적은 괜찮아 보이지만 누적적으로 납입자본금의 100배에 해당하는 적자를 과거에 시현했습니다. 


자본금의 세부내역을 보고 나니 어떤가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을까요?


제가 자본을 중요하게 바라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를 집행하는 채권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돈을 빌려주었을때 기업이 망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것입니다. 


'기업이 버티는 힘 = 지속가능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은?


맞습니다.


결국 자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주목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덧붙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 자본금의 10배 이상의 이익잉여금 누적치가 쌓여 있으면 투자한 기간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구나' 판단하곤 합니다. 


물론 10배라는 수치는 업종에 따라 변경 가능합니다.


...


오늘은 심사 관점에서 바라본 자본이라는 계정 과목의 중요성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기업을 볼 때마다, 그리고 재무를 볼 때마다 P/L 중심의 사고에서 B/S 중심의 사고를 한다면 제대로 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도 좋다고 봅니다.


 결국 누적되는 것의 힘은 (B/S) 본질에 더 가까운 법이니까요.


현재 고군분투하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응원의 메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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