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의료기기 사업은 왜 잘 나갈까?
#2월 27일 기준으로 다시 삼성전자에서 인수를 부인했습니다.
해당 부분 감안하여 아래 글 읽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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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굉장히 충격적인 인수합병 소식을 들었습니다.
[단독] 삼성전자, K뷰티 대어 '클래시스' 인수 추진
삼성전자가 미용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 인수를 추진한다고 하네요.
아직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저에게는 정말 아쉬운 투자건을 놓친 것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흑흑.

관련해서 과거에 쓴 글은 아래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미용 기기 업체에 대한 투자심사 (Feat. .. : 네이버블로그
사실 클래시스 인수금융 딜은 2021년에 처음 검토를 진행했었습니다.
당시 금리나 부수적인 조건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더군요.
무엇보다 미용 의료 산업에 대해 감각이 없기도 했거니와, 넘치는 심사 물량에 어쩔수 없이 기업 네임밸류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아마추어적인 의사결정을 했었죠.
또 미용 의료기기 관련 해외시장의 중요성과 성장성에 대해서도 간과했습니다.
그래서 실사도 가지 않고 부결했던 건으로 기억됩니다.
심사역이 기업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지 못한 잘못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무엇보다 실사도 제대로 가지않고 결정 내린 것은 정말 반성해야 할 점.

이후 시간이 지나 이 업체를 2024년에 우연찮게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때 높아진 기업가치는 저에게 굉장히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요.
저의 과거 결정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잘 안다고 했는데 실은 아는 척했던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분석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기업 실사와 심사도 제대로 했습니다.
심사를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담당자들과 함께 하면서 제가 놓칠수도 있는 의견들을 들었습니다.
또 미용 의료 관련 세미나도 참석하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장점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무엇보다 제가 놓쳤던 부분은 창업주의 관련 업계 이력이었습니다.
피부과 의사인 정성재가 창업을 한 회사라....
뭔가 긍정적인 스토리가 느껴지기 시작했죠.
피부과 의사 정성재 6700억원대 ‘잭팟’…클래시스 경영권 매각 - 헤럴드경제
주목한 포인트는 또 있었는데 이게 단발성 창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성재의 처남은 이미 '닥터자르트'라는 미용 브랜드를 론칭해서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
물론 그 과정에서 정성재 대표의 Advice가 제대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처남 2조매형은 7000억 대박남다른 가족의 성공 신화 | 한국경제TV
비재무적 측면의 중요한 한 축인 '대표자의 전문성'을 놓쳤던 점은 지금도 참 뼈아프게 생각하는 점입니다.

참고로 두 번째 딜은 첫 번째보다는 금리 조건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고 상장 주식 담보로 LTV를 산출해 보니 굉장히 낮은 수치가 나오더군요.
거기다 30%에 육박하는 EBITDA 수익률과 해외 시장을 고려한 업사이드까지...
물론 투자 수익성은 다소 아쉽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이보다 더 좋은 딜이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추진하기로 결정했죠.
무엇보다 한 번의 기회는 놓쳤지만 두 번째 기회마저 다시 놓치는 '바보'가 되기는 싫어 마치 프런트처럼 해당 딜 소싱에 매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신용등급 없는 '듣보잡' 회사라는 이유로 프런트에서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클래시스에 대한 저의 짝사랑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는 최근 3년 클래시스의 주가 추이입니다.
최초 검토했던 시점 주가는 19,288, 두 번째 검토를 했던 시점 주가는 43,123, 그리고 오늘은 60,100이네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이런 거 보면 과거 개인사업자 심사할 때마다 사장님들이 '이 심사역은 헛똑똑이야!'라고 왜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흑흑

아마 삼성전자가 기사처럼 클래시스를 인수한다면 이건 관련 더 이상 인수금융 딜은 시장에 나오지 없을 거라고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상폐를 검토할지도 모르죠.
매각가액이 4조원 수준이라 비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현금 깡패 삼성전자에게는 가소로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 24%↑, SK하이닉스는 19%↑...늘어난 실탄, HBM 투자에 쏟는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그러고 보면 '하만' 인수 건도 그렇고 대박 합병은 없지만, '쪽박'은 절대 차지 않는 삼성전자 인수합병 스타일이 부럽기도 합니다.
[비즈S+] 잘 키운 '하만' 삼성전자 효자 사업돼… 최대 실적 '정조준' By MoneyS
오늘은 아쉬운 마음 가득인 클래시스 인수합병 기사를 다뤄봤습니다.
이제는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야 할 시기인 듯하네요.
Good bye Classys!~
P.S. 글을 쓴 시점 클래시스는 삼성전자 인수설에 주가가 23% 상승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없는 듣보잡 회사라고 평가했던 프런트의 표정이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