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에 대한 이야기 Part 1 (2)

죽음도 돈이 되는 산업, 요양원

by 고니파더

오늘은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어 심사 관점에서 글을 써 봅니다.


실버산업의 대표주자인 요양원 산업에서 임차 요양원 설립 허가를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세부 기사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길.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407240017

참고로 '요양병원'과 다르게 '요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설의 '건물과 토지'를 설립자가 소유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건물주' 만 요양원 운영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요양병원은 임차인도 운영자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이 둘을 구분해야 합니다.


실제 필드에서는 보통 이걸 요양원 시설장의 조건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정부 개선안의 취지입니다.


배경은 이렇게 해석됩니다.


1. 노인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에 맞추어 요양원은 증가하고 있지 못하니, (특히나 공공 요양원은 더욱 부족)


2. 진입장벽을 낮춰서 요양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


바로 이것이 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생각이라고 추측해봅니다.


참고로 건물주가 아닌 일반인들도 소규모 자본으로 요양원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이 더 환호할 것 같습니다.


적은 자본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기사에 나온 걸 보면 반응이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개인들이 정부 개정안에 반대하는 모습이고 대기업을 비롯한 거대 자본들이 환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상하죠?


sticker sticker

이유는 단 하나.


요양원이 돈이 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존 요양원 진입자들이 자신들의 파이가 작아질 것을 우려해 반대를 하고 있는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꽤 오랜기간 요양원 여신심사를 담당하면서 이 산업의 생리를 비교적 잘 알게 되었다고 보는데요.


심사 하면서 느낀 것은 '정부 세금과 연관된 사업을 하는게 최고구나' 라는 생각이 첫번째 였습니다.


두번째로는 공급이 부족한 시장은 상품의 퀄리티가 낮아도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요양원 만한 산업이 없습니다.


1.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요양원이라는 상품은 공급이 부족하고,


2. 정부에서 세금으로 지원을 해주니 돈 떼일 걱정없는 산업이라는 것이죠.


결국 미래가 유망하다는 의미.


이걸 돈 냄새 기가 막히게 맡는 대기업 이하 중견기업, 그리고 사모펀드들이 모를수가 없습니다.


sticker sticker

이중 일부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였습니다.


KB생명, 신한라이프와 같은 보험사와 제약사업을 하는 종근당이 바로 주인공들입니다.


문턱 낮아지는 '실버타운'…보험사,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 기회 열리나 - 뉴스1 (news1.kr)


그런데 대기업들이 운용하는 요양원과 개인사업자들이 운용하는 요양원의 퀄리티는 어떨까요?


예상했겠지만 그야말로 천지차이입니다.


대기업 요양원은 거의 호텔입니다.


또한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요양원의 경우 입소비용이 특히 더 비쌉니다.


그만큼 환상적인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죠.


sticker sticker

솔직히 어떤 요양원의 경우에는 돈 있어도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대기자 명단이라는 것도 있어서 기존 요양원 입소자들이 사망해야지만, 겨우 자리가 나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돈 많은 대기업들이 요양원 사업 진출하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위에서 이야기 한 개정안이 무슨 영향이 있길래 이렇게 노이즈가 심하지? 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핵심은 요양원의 운용 구조에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봅니다.


요양원 산업은 제조업으로 치면 전체 매출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가는 전형적인 서비스 산업입니다.


그런데 현 기준에 따르면 토지와 건물도 설립자가 보유해야 합니다.


서비스업이라서 인건비 비중도 높은데 Capex 투자도 엄청 해야 하는 분야라는 말.


그래서 보통 개인사업자들은 이 시장에 들어올 때 시설에는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가끔 보면 어르신들을 위해 공기 좋은 곳에 요양원을 짓는다고 광고하는데, 그거 다 상술입니다.

sticker sticker

심사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신규 요양원이 산속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


토지 비용이 싼 임야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싼 땅, 임야에 건물 대충 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 신규 요양원 설립이 많아집니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이런 곳을 '공기 좋은 청정 요양원' 이라는 식으로 광고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런 곳은 요양원으로서 좋은 위치가 아닙니다.


트렌드가 바뀌어서 이제는 요양원도 도심지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대형 병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응급상황에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줄이기 힘듭니다.


이건 법으로 입소인원당 몇명을 채용해라 라고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을 감안한 뒤 대기업 입장에서 다시 돌아와서 생각해 봅니다.


개인사업자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래는 그 이유입니다.


1. 외부 이미지를 생각해야 해서 요양원을 대충 지을수 없는 것.


따라서 시설 투자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초기 투자가 엄청 들어갑니다.


동시에 감가상각도 그만큼 많이 잡히게 되죠.


2. 그러다 보니 기업의 실적이 단기간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장부상)


최근 요양원에 진출한 대기업의 실적이 적자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입니다.


요양원 사업을 신사업으로 제안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A 부장 입장에서 생각해 봅니다.


요양원이 전도 유망한 신규 사업이라고 진출했는데 실적이 계속 안 나오니 CEO 에게 보고하기 어려워질겁니다.


sticker sticker

현 상황에서 요양원 산업에 대기업 진출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 진입장벽을 정부에서 완화해 주겠다고 합니다.


'토지 + 건축 비용' 만큼 초기 투자가 줄어들게 되면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이 빨라질겁니다.


임차 운영이 가능하니 전국에 커피 프랜차이즈처럼 늘리기 쉬워질수도 있죠.


결국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니 고정비 통제도 가능하게 됩니다.


실적은 빠르게 늘고 신규 진입자들이 우후죽순 이 시장으로 진입합니다.


그리고 나서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요양원들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충분히 예상 가능하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임대요양원 도입이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히 클거라고 예상됩니다.


...


요양원 규제 완화와 관련 심사역 관점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번 조치가 기존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요양원 여신을 지원했던 금융기관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보험업계에는 상품의 교차 판매도 가능한 신규 시장이 열리는 기회가 될수도 있을 겁니다.


정부의 법률 개정안이 산업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지, 기대가 되는 지금.


시장에 먼저 진입해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표정이 문득 궁금해집니다.


keyword
이전 13화산업에 대한 이야기 Part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