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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대기업이면? (1)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by 고니파더

요새 핫한 시장인 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일전에도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부동산 금융입니다.


왜 선호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지 마세요. 오늘 하루종일 이야기 해도 부족합니다.


참고로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싶은 분은 저녁 술자리를 요청하십시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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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은 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는 밥벌이를 할 수 없습니다.


또 좋고 나쁨에 대한 의견을 일과 결부시키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곧바로 시작.


사실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과거 정부에서 공공임대지원사업이라는 (일명 뉴스테이)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 거의 10년 가까이 되었네요.


당시 저리로 대출을 해주고 출자자를 모집하여 건물을 준공했습니다.


일종의 주거 혜택이었기 때문에 해당시설에 아무나 입주는 못했고 대학생을 비롯한 무주택 세대주, 청년, 신혼부부 등이 주로 대상이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정부 지원 사업'의 일부였어요.


그러던 것이 3~4년부터 이상한 붐이 일기 시작합니다.


배경에는 '1~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 + '넘사벽인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여기에다 한가지 더 기름을 부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시장을 뒤흔든 '전세사기'가 바로 그것.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16/2025011600185.html

전세사기 관련해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추산한 피해액이 지난 2년간 9조원이랍니다.


9조라...현대자동차의 지난 1년 순이익이 13조 정도 되니까 2년 동안 현대자동차가 벌어들인 수익을 한번에 다 세금으로 메운 꼴입니다.


아...사기꾼들 하나 못막아서 이런 피해를 양산하다니...


너무나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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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은행에서 근무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사실 이 전세사기는 어느정도 예견 되었던 일이었습니다.


관련 일화를 풀어보면 당시 실적으로 승승장구하며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지점장이 한명이 있었는데,


'차변과 대변'의 개념도 모르고 감사실에서만 오래 근무해서 직원들 '겁박'만 일삼던 분이라 '남들을 압도하는 그분의 실적' 배경에 호기심이 갔습니다.


가만히 그가 취급하던 물건들을 찾아 보니 대부분 서울 강서구, 관악구 일대에 무분별하게 지어지고 있던 빌라 건축자금이더군요.


이 지점장이라는 사람은 시공사 대표에게 잘 보여서 관련 일감을 따왔던 것인데, 그 과정에서 많은 취급수수료는 덤이었죠.


자금 구조를 보아하니 금융비용까지 포함해서 건축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사업기간 동안 이자 납입은 문제 없었지만, '준공 후 담보대출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이게 당시 저의 가장 큰 의문이었습니다.


결국은 시세보다 싼 가격의 전세가격에 그 답이 있더군요.


아래는 당시 전세 사기범 & 금융기관의 협업 루틴입니다.


낮은 전세 보증금으로 사람들을 홀리고 그 돈을 받아 대출을 상환 → 대출 상환되고 난 뒤 임대 다 되어 있다는 걸 이유로 감정평가 재실시 → 재감정 통해 담보가치가 상승하면 2,3 금융권에 가서 다시 자금을 조달 → 해당 자금은 새로운 사업장의 Equity 자금으로 출자 → 기존 PF 자금을 상환했던 금융기관에 다시 가서 "회장님" 소리를 들으며 다시 PF → 이후 관련된 절차 무한반복...


그 끝은 우리가 모두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사기 피해 규모가 너무 크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사회 초년생도 많아지자, 정부에서는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합니다.


물론 피해자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는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이런 상황이 되자 '전세시장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 시작하고 과거 철저히 '을'의 입장이었던 임차인들이 '건강한 임대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비로소 활성화 되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셈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 것 같네요.


여기서는 배경까지만 이야기하고 다음 2부에서 본격적인 시장 성장에 대해 썰을 풀겠습니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424_000315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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