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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대기업이면? (2)

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by 고니파더

1부의 시장 배경에 대한 설명에 이어 시장 성장과 성숙에 대해 이어서 이야기합니다.


결국 '전세사기로 전세시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의 확대에 큰 기여를 하게 된 셈.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신뢰도 하락'인데, 금융시장에서 이것만큼 파급력이 센 것이 있나 싶습니다.


다시 말하면 '믿을만한 임대인'이 '믿을만한 임차인' 못지 않게 이제는 더 중요해 졌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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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내 시장에서 믿을만한 임대인은 '대기업'으로 귀결되고 이를 발빠르게 캐치한 이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여러 대기업들이 진출하지만 시작은 SK D&D와 KT Estate였습니다.


'에피소드'라는 브랜드로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과거 SK 건설의 SK D&D는 최근 '코리빙 스타트업'기업이었던 '로컬스티치'까지 인수하며 광폭 횡보를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https://www.mk.co.kr/economy/view/2025/242807

생각해보니 '로컬스티치'는 과거 심사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사전 부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저도 담보 위주의 사고에 빠졌던 셈인데, 당시 시장이 막 도입 초기였고 스타트업이라 무엇보다 자본금이 부족하다는 점이 찜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기회를 놓친 셈입니다.


반성할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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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 기준 '에피소드'는 기업형 임대주택의 상위 버젼, '로컬스티치'는 '가성비 버젼'입니다.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보시면 제가 위에서 말한 분류가 '이런 말이었구나!~'하고 딱 느낄겁니다.


(인터넷으로 조회만 해서는 제대로 된 심사를 할 수 없답니다. 늘 강조하는 부분)


주목할만한 것은 유심 사태로 정신 못차리고 있는 SK그룹의, 대규모 사업 리밸런싱 중에서도 관련업은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그룹에서 이 산업에 대해 어떤 View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대항마인 KT Estate는 '리마크빌'이라는 브랜드로 SK D&D와 경쟁중입니다.


자금력이 좋은 KT 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에피소드'와 경쟁하는 모양새인데, 리마크빌은 초기 가성비 위주의 전략을 펼쳤습니다.


타 사업장 대비 낮은 임대료가 바로 그것.


그런데 사업이 된다고 느꼈는지, 이제는 고급화 전략도 조금씩 추진하는 듯 합니다.


고가 평형의 경우 일부는 월세가 300만원이라고 하네요. 후덜덜...


물론 사이트가 용산 같은 핫 플레이스라고는 하지만 저 같은 소시민은 접근 불가능한 영역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꽤 수요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점입니다.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60141

제가 이 시장에서 처음 주목했던 것, 그리고 초반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가격이 이렇게 높은데 과연 수요가 있을 것인가?'였습니다.


그런데 실사를 해보고 직접 찾아가서 살펴보니 '이거 잘하면 먹히겠는데?'라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과거 월세 50~60만원 하던 프레임에 갇혀 있던 저에게 일반 월세 가격의 2배, 3배 가격은 솔직히 부담스러운 가격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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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판단은 코리빙 하우스를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라고 정의했을 때만 유효합니다.


다르게 봐야 하는 점이 분명 있는 게 이런 기업형 임대주택의 장점 중 하나는, 안에 들어가 있는 부대시설이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스터디 까페는 기본이고 (유료인 곳도 있지만 대부분 무료) 헬스장, 클라이밍 시설, 농구장, 세탁소 (유료이긴 하지만 외부 세탁소보다 저렴하다고 함), 마지막으로 업무 공간까지...


이 모든 것이 한 공간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월세 150만원이 비싼 것이 아닐수도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더군요.


(ex. 서울 주요 지역 오피스텔 기본 월세 70만원 + 스터디 까페 한달 사용료 20만원 + 헬스장 한달 사용료 30만원 + 업무공간 한달 렌트비 30만원 = 150만원)


추가로 대부분 교통의 요지라 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점,


계약 만료시점에 돈을 안정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 재무 능력을 갖춘 임대인이라는 '신뢰'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약간 'fresh'한 느낌과 안전한 보안 상태까지...


젊은 친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는 듯 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글이 기업형 임대주택 홍보로 전락해 가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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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포인트는 '돈 냄새 잘 아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이 시장에 자본을 대며 진출하고 있다는 겁니다.


https://news.bizwatch.co.kr/article/real_estate/2025/02/05/0014

이건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들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돈을 버는 이들은 그들이었기 때문이죠.


https://biz.chosun.com/stock/market_trend/2025/05/03/CXZFCLXVWVDW7FF6IPQTKUY6CQ/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책적인 이슈 때문에 수익에 상단이 막혀 있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경계해야 합니다.


초기 임대료를 제외한 연장 시 임대료 상승의 제한,


최소 10년 동안 운영해야 하는 법적 규제로 타 용도 전환이 어려운 점은 약점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상가부분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점은 꽤 큰 단점입니다.


경쟁사 모두 안정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준공 후 3~5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상가는 텅텅 비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아래는 실제 현장 사진인데, 상가 임차 사이트에는 빈 곳이 많았습니다.


스크린샷_15-5-2025_175313_blog.naver.com.jpeg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부대시설이 안에 다 들어가 있다보니까 빨래방 같은 시설은 임대 사업장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사업장이 '프리미엄'을 추구하다 보니 '편의점'같은 필수 사업장이 들어가는 경우가 없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


암튼 주관사에서 가져온 IM 자료의 DSCR 계산을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걸 명심하세요. (늘 그렇지만 여러분만의 시각으로 스트레스를 주세요. 단, 근거는 있어야 함)


하지만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금융원가 하락에 따른 마진 상승은 기대할 수 있다는 점과,


전세시장의 점진적 월세시장으로의 전환은 대세라는 점은 그린 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려봐야 합니다)


여러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결론은 '현재로서 투자 유망한 섹터는 맞다'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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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부동산이기 때문에 입지 조건은 무조건 살펴봐야 하고, LTV, DSCR도 스트레스 줘서 체크하시길!


간만에 집중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돌아다녀봤습니다.


리서치에 도움주신 많은 부동산 중개 사무소 사장님, 주말에 산책가자는 말에 속아 같이 부동산 투어를 다닌 와이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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