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를 걱정한다면

결국은 회복되고야 마는 너

2023년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화창하고 따뜻한 날 이었던 것 같다. 모든이들을 비춰주는 햇살이 자신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듯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자리에 앉았다. 공기가 매우 무거웠다. 첫 느낌은 그랬었다.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깊은 우울로 빠져든 고등학생. 2개월 넘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도돌이표를 계속 그리고 있던 중 조금씩 회복의 신호들이 보였고 4개월 정도 되었을 때쯤 다시 세상으로 나갈 힘을 얻게 되었다.


마침 청소년을 후원하고 싶다는 분과 연결이 되어 도움을 받는 일도 생기게 되었다. 이제 날기만 하면 될 것 같다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몇 달 후, 그 친구로 부터 받은 전화는 나를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들어보니 후원은 조건없는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그 아이를 더 힘들게 하고 있었다. 중간에서 몇 가지 확인을 더 한 후에 후원은 없던 일로 해야 했고, 아이와 엄마는 더 큰 상처를 받게 되었다.


상담을 지속할 수 없는 환경이라 종결하긴 했지만 가끔 연락을 주곤 했다. 우연히 지인의 지인이 이 스토리를 알게 되고 조건 없이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해왔다. 이 소식은 그녀에게 큰 위로를 주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오랜만에 한 통화에서 그 아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엄마가 걱정되요. 선생님, 엄마가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좋은 곳 추천 좀 해주세요"

그래서 나는 이런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너 잘 살고 있구나. 이제 엄마도 보이고..."

아이가 힘들때는 엄마가 절대적 존재였다. 엄마도 쉽지 않을텐데 아이의 짜증과 분노를 그대로 맞고 자신의 감정은 숨겨두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엄마도 곪아터졌다. 그런 엄마가 걱정이 되어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의 슬픔이 너무 클때는 아프기 때문에 다른 것을 보거나 생각할 여력이 없다. 그러다 진정되고 상처가 아물면 다른 사람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아이의 엄마 상태가 걱정되면서 동시에 그 친구의 변화와 성장이 반갑기도 했다.


다른이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상처입은사람이 #상처받은사람의마음을알아 #우울의긴터널 #끝이있다 #포기하지않으면 #반드시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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