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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퇴사라는 단어의 무게

왜 떠나는 결정은 늘 어렵게 느껴지는가

by 노멀휴먼

퇴사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 단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거대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하고 오래 미루게 되는 것이다.


퇴사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기대가 아니라 두려움이다.

익숙함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불확실성의 바다 위에 홀로 서게 된다.

두려움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우리는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늘 흔들린다.

지금의 자리에서 불행하지만,

떠난 이후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설득하며 버티기를 선택한다.


나 또한 오랫동안 그런 고민 속에

머물렀던 시기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버티는 시간이었고,

출근은 전쟁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때문이었다.


퇴사는 감정적인 반응 같지만

사실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다.

경제적 기반과 생계의 안정은

결코 가벼이 다룰 수 없는 주제이다.

그래서 퇴사를 말하는 것은 용기보다

계산이 먼저 필요한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곳에서 내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 앞에서 솔직해지는 순간,

머무름과 떠남의 의미가 달라진다.


성장이 멈춘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면

사람의 마음은 천천히 무너진다.

의욕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줄어들며,

결국 나 자신을 잃기 시작한다.

그 순간 퇴사는 도피가 아니라 자기 보호의 선택이 된다.


떠나야 한다는 마음을 느끼는 사람은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누적된 피로와 상처는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쌓이며 어느 순간

더는 버틸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퇴사를 ‘실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패는 상황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이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일 뿐이다.


퇴사를 말하는 순간 가장 무거운 것은 타인의 시선이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결정을 방해한다.

하지만 인생의 결정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남아서 버티는 것이 용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때로는 떠나는 것이 더 큰 용기가 될 때가 있다.

머무르는 용기와 떠나는 용기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누구도 대신 정할 수 없다.


떠남을 결심한 사람은

이미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결정은 두려워도 그 속에는 분명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용기는 액션이 아니라 선택의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퇴사를 준비할 때 우리는 잃을 것에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크게 얻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나를 다시 만나는 과정이 퇴사의 진짜 의미이다.


사람은 잃어보기 전까지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다.

퇴사는 잃음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일 수 있다.

나는 퇴사를 통해 비로소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한동안 나는 공허함과 두려움 사이에서 흔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유와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했다.

그때 깨달았다, 떠나는 선택이 나를 살린 것이었다.


퇴사는 고백과도 같다.

“나는 더 나은 삶을 원한다”는 선언이다.

그 선언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첫걸음이다.


떠난다는 말은 끝이 아니라 질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 사람은 성장한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그러나 용기의 대가는 후회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 자부심을 얻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퇴사라는 단어가 마음속에서

더 이상 가벼운 농담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미 당신의 마음은 대답을 알고 있는 것이다.


떠나는 이유보다 떠날 용기가 더 필요하다.

두려움은 잠시지만 선택은 평생을 만든다.

당신의 삶을 위한 결정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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