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지 못합니다
육십 해 당신의 주름진 얼굴을
나는 잡지 못합니다
육십 해 당신의 구부러진 두 손을
나는 드리지 못했습니다
육십 해 당신의 찬란한 생신 상을
어느덧
당신이 꿈꾸었던 마흔의 인생길을 지났다
어느새
당신이 그토록 살고 싶었을 마흔을 살아냈다
꿈을 꾼다
그리고
상상해 본다
호탕한 웃음을 슬쩍 가리던 예의 바른 당신 오른손이
오늘도 "아가" 하고 부르며 나를 향합니다
찌그러진 한쪽 눈 사이 눈물 고인 당신의 얼굴이
지금도 지그시 미소를 머금고 나와 마주칩니다
고슬고슬한 하얀 밥
뽀얗게 우려낸 곰국
시원한 동치미 한 그릇
갓 담은 청랑한 김치 한 접시
튀기듯 바삭하게 구워낸 갈치구이
눈길마다 손길마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을 당신 얼굴이
마흔 해 지나는 오늘 나의 상상 속에서 이제야 보입니다
이제야
당신의 꿈이 된 마흔 이후의 인생길을 걸어간다
비로소
당신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오늘을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