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도 슬픈 도둑 이야기
해바라기만 훔치는 해바라기 도둑이 있었습니다.
도둑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해바라기를 훔쳤습니다.
그런데 해바라기 도둑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가방이 훔친 해바라기 꽃잎으로 가득 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날, 해바라기를 훔치던 도둑을 본 나비가
묻습니다.
도둑아, 왜 해바라기를 훔치는 것이니?
해바라기 도둑은 나비를 향해 대답합니다.
그거야 해바라기를 훔치면,
해님을 훔칠 수 있기 때문이지.
나비는 해바라기 도둑이 가여웠습니다.
해바라기를 훔쳐도 슬픔만 가득한 도둑이
안쓰러웠습니다.
도둑아, 해님을 원한다면
해바라기 말고 해님을 가지렴.
사랑하는 이를 찾아가 똑바로 마주하고 말해 주렴.
당신의 닮은 이를 찾아 가슴에 훔칠 정도로
당신을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