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서 있던 자리에 익숙해진 채,
그날도 나는 평소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밤새
한잠도 자지 못했다는 점만
여느 날들과는 분명히 달랐지만.
1차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화면을 켜 두고
새로고침을 반복했다.
몇 번쯤 지나갔을까.
어느 순간
합격자 명단이
눈앞에 나타났다.
나는
이름을 찾지 않았다.
먼저
수험번호부터 확인했다.
익숙한 숫자가
그 안에 있었다.
그걸 확인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확인한 뒤에도
바로 화면을 닫지는 못했다.
같은 번호를
수십 번쯤
다시 훑어보았다.
혹시라도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확실하지 않을까 봐.
오늘이 발표 날이라는 사실을
가족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었다.
나는
혼자 확인했고,
혼자 안도하고 있었다.
그제야
눈물이
한 방울 흘렀고,
나는
비로소 숨을 내쉬었다.
안도였다.
그 뒤로도
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전화도,
메시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화면을 그대로 두었다.
기다림이 끝났다는 사실보다
이제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늦게 따라왔다.
기뻤다기보다는
그 생각 하나로
마음이 정리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던
‘절반은 왔다’는 말은
그때의 나에게는
조금 멀게 느껴졌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