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수업은 시험이었다

by 여운

첫날 아침,
엄마를 남겨두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첫날 오전에는
학습지도안을 작성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수업을 글로 먼저 세워야 했다.


셀 수 없이
학습지도안을 작성해온 나는
기계처럼
적어 내려갔다.
시간이 많이 남아
한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고,
종료령이 울린 뒤에
제출했다.


오후 수업실연 번호를 뽑는 순간,
운이 없다는 걸 알았다.
해가 질 무렵에야
내 순서가 돌아올 것 같았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숙소에 혼자 두고 온
엄마가 마음에 걸렸다.


예상대로
기다림은 길어졌다.


해가 기울고 나서야
수업실연 차례가 왔다.
오전에 준비한 지도안을
다시 붙잡고,
나는 교실 앞으로 나섰다.


5분이 주어졌다.
그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했다.

크게 한 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준비한 것들을
차례대로 꺼냈다.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수업은 끝이 났고,
나는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시험실을 나왔다.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첫날 시험이 끝났다고 말했다.


기다림에 지친 엄마와
근처 식당에 들어가
조용히 저녁을 먹었다.



그날의 수업은
시험이었지만,
나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