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부서 전배를 가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계속 긴장상태였다. 한가한 부서에 사람을 충원하는 일은 없으니 당연히 일도 많았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를 버티게 해 준 건 수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야근을 하고 늦게 잤어도 6시 전에 일어나 새벽수영을 갔다. 월, 수, 금 수업인데 수업이 없는 화, 목엔 자유수영을 했다. 너무 피곤해서 잠을 더 자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물속에서 숨차게 돌아다니다 보면 역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의 아니게 복습을 철저히 하다 보니 어느새 강사님이 다른 회원들에게 '저 회원님 좀 보세요. 자유 수영 나오니까 저렇게 잘하잖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4월은 수영으로 굴러간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귀에 들어가는 물이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 숨을 쉴 때, 여지없이 밖으로 나오는 오른쪽 귀에 물이 들어갔다. 바로 멈춰서 빼면 괜찮았지만, 레인 끝까지 가느라 물이 들어간 채로 수영을 하다 보면 잘 빠지지 않았고 하루종일 귀에서 파도소리만 날 뿐 빠지지 않는 날이 늘어갔다. 그러다 보니 귀가 조금 아픈 것 같기도 해서 걱정이 됐다. 남편도 수영을 좀 쉬라고 했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수영복을 살 때 같이 딸려온 귀마개 생각이 났다. 어디다 뒀는지 기억도 안 났지만 방을 뒤져서 겨우 찾아냈고 바로 다음날부터 귀마개를 착용하고 수영을 했다. 아, 이것은 신세계!
왜 그동안 귀마개를 안 했을까. 이렇게 좋은 걸.
귀에 물이 안 들어가니 수영할 때 정말 편했다. 당연히 통증도 걱정도 사라졌다.
이번주엔 드디어 킥판 없이 어설프게나마 자유형으로 레인을 왕복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오리발 신고 물속을 신나게 헤엄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