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육아 요즘 육아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굳이 본방사수하여 챙겨본다. 넷플릭스도 티빙도 구독 중이라서 하루만 지나면 볼 수 있는데도, 그 하루를 못 참고 기어코 종편 뉴스와 광고를 견딘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이렇게 좋은 부모 교육이 없다. 문제 상황 확인 - 원인 직면 - 해결. 금쪽이들의 문제는 선척적인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방법에서 비롯된다.
감정 표현에 서투른 부모 때문에 생긴 선택적 함구증, 부모의 갈등을 자주 목격해서 생긴 폭력성, 지나치게 규칙을 강조하는 부모로 인해 생긴 높은 불안, 외벌이 가정에서 생기는 경제적 종속으로 인해 아이가 어머니를 무시하는 일
나는 감정표현에 서툰 부모 밑에서 19년을, 어린 시절 밤마다 부모의 다툼을 이불속에서 숨죽여 들으며, 부모가 설정한 규칙을 어겨 초등학교 때 회초리로 정확히 100대를 맞았으며, 외벌이 가정으로 우리 가족의 모든 경제적 의사 결정은 아버지에게 있는 상태로, 그렇게 자랐었다.
나도, 나의 누나도.
그럼에도 나와 나의 누나는 함구증도 폭력성도 불안도 없었으며 어머니를 무시하지도 않았다.
타지펠은 사회효능감이론을 주장했는데, 사람은 끊임없이 주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효능감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이 정도면 나는 내 주변 사람보다는 살만해.’라는 생각이 들면 마인드 건강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나는 매일 2교대로 근무하면서 탄내에 찌든 소방관인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아버지는 나중에는 원인 불명의 병에도 걸려 이주를 고열에 시달리고, 내리 3달을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했었다. 어머니는 매일 우리의 빨랫감을 손빨래로 하고 찜통에서 삶고 햇볕에 말렸다. 새벽마다 시장에서 그날그날 신선한 식재료로 식사를 준비했다. 우리가 학교에 가면 그날그날 인력사무소 일거리를 받아서 식당이고 과수원이고 하루 일거리를 찾으러 다녔다.
나는 이런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그래도 나는 학교에 가면 친구를 만나서 놀고 선생님에게 공부를 배우고 완전히 안온하지는 않지만 집에서 몸을 누일 수 있는 이런 삶이 그래도 나의 부모보다는 살만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요즘 육아서에서는 아기를 키울 때 신생아부터 일과표에 따라 육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개 방법은 목욕을 시키고 우유를 먹이고 백색 소음을 틀고 분리수면을 시키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아기가 목욕만 해도 졸려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쉽게 잠들고 나면 이후에 시간을 부모기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 시대 요즘 육아법이라고 본다.
몇 해 전, 책육아에 진심이었던 내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아기를 재우는데, 나의 엄마가 나를 보며 한소리를 했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안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