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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Dec 07. 2021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했다

작심삼일로 한 달 채우기


 강력한 봉쇄로 어떤 외부활동도 허용되지 않던 때, 홈트를 열심히 했었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지 않는데, 참고할 홈트 영상을 찾느라 구독을 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재생목록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해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다노'라는 어플을 결제해서 운동하기도 했었다. 작년에 꽤 효과를 봐서 올해 다시 결제했는데, 어느 날 다노에 신청했던 베이식 프로그램이 유튜브 영상 보며 운동하는 것과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기간에 대해 환불 신청을 했다. 그리고 유튜브에 홈트 영상 재생목록을 만들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부터 하자는 결심을 했다. 크게 다이어트에 목적을 두고 하는 운동이라기보다는 점심때까지 누워있지 않기 위한 도전이었다.


 나는 생각보다 부지런한 편이지만, 하기 싫은 것은 한없이 미루는 타입이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해치우지 않고 '저녁에 하지 뭐'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날 운동은 내일로 미루게 된다.  


 외부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집안에서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채우는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내보자는 뜻에서 시작한 홈트였다. 그런데 이 작고도 큰 결심이 하루를 보내는 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오늘도 못했네'라는 좌절이 '오늘도 (하기 싫지만 참고) 해냈다'는 성취감이 되는 건 한 끗 차이였다. 그저 운동복을 입고, 영상을 켜고 할 수 있는 만큼 따라 했을 뿐인데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습관이라는 게 쌓을 땐 힘들고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 봉쇄가 풀리고 외부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와르르 무너졌다. 외식도 하게 되고 낮에 밖에서 보낸 시간들이 피로로 누적되어 늦잠도 자면서 아침 홈트 습관이 사르르 사라진 것.


 지금은 출근 준비 시간까지 생각하면 5시 30분에는 일어나야 운동을 할 수 있다. 어젯밤 잠들기 전 내일은 꼭 일어나서 운동을 하자! 결심했더니 오늘 아침 5시 30분, 40분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져서 10분을 더 뭉그적거리다 일어났다.


 붉은 해가 스멀스멀 머리를 내미는 창밖을 잠깐 바라보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했다. 한동안 스트레칭도 안 했더니 동작 하나가 내 마음 같지 않았다. 역시 몸도 안 쓰면 굳고 되던 것도 안되는구나 생각하니 내일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해야 할 이유가 되었다.


 20일 남짓 남은 2021년,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어볼까. 나의 작은 성취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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