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 해부학 291 ~ 300
291.
조정 구간의 잦은 진입이 심리를 자꾸만 흔들리게 만들고, 추격과 뇌동으로 이어지게 하고, 시세 이후에 시각적으로 현혹당하게 하고, 중간진입점도 거르지 못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돈 = 추세 추종”이란 시장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헛된 욕심과 터무니없는 확신 따위의 집착에 불과한 무리한 행위(예측에 의한 선취매, 추격, 역진입과 뇌동, 눌림과 반등 구간에서의 욕심 등)로 인해 호흡과 간격이 유지되지 않기에 끊임없이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모든 파동을 먹으려고 하니까 그게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것이다. (실력도 안 되면서) 이것저것 다 욕심내니까 쉽고 유리한 방향조차도 먹지 못한 채 계좌에는 먹구름만 가득 한 채 자주 내리는 비에 돈 농사를 망치길 거듭하는 것이다. 습관이 성공을 좌우하기에 이리저리 쫓아다니지 않고 그저 유리한 방향의 길목에서 기다리는 매매면 충분하다. “항상 반대로 붙여놓고 가지만, 결국에는 추세 흐름대로 간다”라는 확률적 믿음으로 기다림만 잘해도 만고 땡(온갖 괴로움을 뜻하는 '만고'와 끝이라는 은어 '땡'의 합성어로 자신을 힘들게 하던 괴로움이 끝났을 때 쓰이는 말이다), 추세 흐름대로 던지기만 반복해도 만고 땡이다.
292.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돈을 관리함에서는 밤잠을 설치지 않고 안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최고 수익률을 노려야 한다거나 소득의 몇 퍼센트를 저축하라고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어떤 사람은 최고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잘 자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보수적으로 투자해야만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그러나 이게 내가 밤에 잘 자는 데 도움이 될까? 라는 기준은 모든 금융 의사결정에서 누구에게나 최고의 이정표다.”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작은 것을 크게 키우고, 큰 실수를 약화한다. 시간이 행운과 리스크를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기다린 사람에게 그 가까운 곳까지 결과를 밀어줄 수는 있다.” <돈의 심리학>
무리하지 않아야 버틸 수 있게 되고, 버터야 시간이 주는 엄청난 복리의 혜택을, 실력이, 감각이 향상되는 시간의 강력한 힘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버텨서 힘이 생기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돈을 잃는 것보다 심리가 흔들렸을 때 스트레스가 극심해지고 건강을 잃게 되면 스트레스는 극점에 이르게 되므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편안한 매매를 항상 추구해야 한다. 시장은 ‘방하독선(放下獨善)’ 하라 한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고 그리 해야 한다고 늘 곁에서 속삭인다.
293.
항상 붙여놓고 반대로 가는 게 파동의 속성이므로 따라가는 불나방이 되어서는 안 되고, 위아래 욕심부리다 정작 중요한 흐름을 놓치는 돼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에너지를 응축과 발산을 거듭하면서, 공간을 써먹으면서, 겹치면서 등락하고, 항상 반대로 붙여놓고 가는 게 파동이므로 따라만 가지 않아도 충분하다. 추세와 지지저항을 보면서 흐름대로 기계적으로 등락하면 끝내는 수익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올바른 습관을 만들면서, 버티면서 강해지기 위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등락 규칙은 이렇지 않을까? ① 항상 붙여놓고 반대로 가므로 추격해서는 방법이 없고, ② 항상 겹치면서 등락하므로 챙기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고, ③ 유리한 방향이 쉽고 강하므로 반대 매매를 해서는 심리가 견딜 방법이 없고, ④ 아무도 모르기에 원칙으로 정한 선이 내려오고, 올라올 때를 기다리지 않고는 확률적으로 방법이 없다.
294.
대상은 항상 겹치면서 등락할 뿐이고, 실력은 무리하지 않고 버티면 비록 ‘병아리 눈물만큼이지만’ 반드시 우상향하게 되어 있는 게 인간사다. 버티는 자체가 경험이고, 경험은 실력의 바탕이다. “파산하지만 않으면 된다.” 꼬리가 몸통이 될지, 몸통이 꼬리가 될지는 단지 확률 게임일 뿐이고, 감각은 유리한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던지게 될 것이고 반드시 지지저항에 따른 유리한 방향이 확률적 우위에 있을 것이다. 파동을 다루는 건 지지저항에 따라 공간을 따먹는 게임이고, ‘지지대는 무너지면 저항대가 되고, 저항대도 뚫으면 지지대가 된다.’ 이것이 유연한 대응만이 생존법일 수밖에 없는 근거다. 유리한 방향은 지지저항이 변하면서 계속 바뀌는 게 파동의 본질이기에 바뀐 방향대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확실한 생존법이다.
295.
중요한 것은 블랙잭에서 카드 카운팅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 ‘확률의 게임’을 하고 있을 뿐, 결코 확실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이 옳을 확률이 높지만, 틀릴 확률도 상당하다는 사실을 안다. ‘겸손’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확률이 유리해 보인다고 해서 너무 큰돈을 건다면 틀렸을 때 그만큼 큰돈을 잃기 때문에 게임을 지속할 돈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내가 옳다고 해도 내 앞에 있는 칩을 몽땅 걸 수 있는 순간은 없다. 세상은 그 누구에게도 친절하지 않다. 적어도 지속해서 친절하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저지를지도 모를 실수에 대비한 방책이 필요하다. 실수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두는 것이 지혜로운 이유는 불확실성, 임의성, 여러 가지 확률들이 삶에 늘 존재하는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을 상대하는 유일한 방법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는 일’과 ‘실제로 발생하는 일’이 크게 차이 나더라도 계속해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돈의 심리학>
오직 그만이 확률 게임을 하고 있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가 워낙 고수이기에 그의 말에 귀를 열고는 있지만, 다른 많은 이들은 마치 범인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찾은 형사처럼 확신에 사로잡혀 ‘이번에는’을 외치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는 그 어디에도 확실한 건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유리할 뿐이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지만, 그들은 판돈이 올려지는 순간부터 확신에 차 있었다. 그 확신은 마치 거부할 수 없는 신의 단호한 명령 같았고, 마음 밖으로 밀어내기에는 이번 확신의 몸매도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296.
벤저민 그레이엄의 ‘안전마진(실수를 대비한 여지)’의 목적은 예측을 불필요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고 확실성이 아니라 확률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을 안전하게 헤쳐 나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버틸 수만 있으면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도 이득을 취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아주 큰 이득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자주 없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불어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나의 리스크가 제값을 할 때까지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을 것뿐이다.’ 맞을 확률이 95%이고 틀릴 확률이 5%라도 그 불리한 경우의 대가가 파산이라면 95%의 유리하다 해도 그 위험은 감수할 가치가 없다. <돈의 심리학>
항상 충분한 현금을 가지면서, 낙관적 편향이 부르는 악마인 leverage를 낮추어가지 않으면, 작은 손실 상태에서 빨리 지속해서 빠져나오지 않으면 버틸 수 없게 된다. 정서적으로 무너지게 되면 끝을 향해 이전의 안전한 상황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행동을 쉽게 하게 되고, 파산의 가능성이 존재하게 되므로 손절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게임이 시작되면 빼서는 안 된다. 손절은 누적의 비탈길을 오르는 투자자의 안전띠이자 유리한 방향으로 확률 게임을 지속하기를 원하는 자에게 시장이 요구하는 수업료다.
297.
매몰 비용(환불받을 수도 없는 과거의 노력에 얽매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은 사악한 역할을 한다. ‘미래의 나’를 ‘과거의 나’의 포로로 만든다. 이는 마치 낯선 사람이 나 대신 인생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과 다른 사람일 때 세웠던 금융 목표는 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시간을 질질 끌 게 아니라, 가차 없이 버리는 편이 낫다. 그것이 미래의 후회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더 빨리 이런 결단을 내릴수록, 더 빨리 새로운 복리의 마법을 시작할 수 있다. <돈의 심리학>
손절은 ‘미래의 나’를 위한 것이고, ‘미래의 나’에게 끊임없이 기회를 주는 것이다. 파동도 변하지만, 사람의 생각도 변하기에 손실은 짧게 자를수록 좋다. 파동은 언제나 위아래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지금은 상방이 확률이 높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하방이 확률이 높아지기도 하고, 재차 상방의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사람의 생각이 변하듯이 파동도 변하고, 파동이 변하듯이 사람도 생각도 변하면서 원칙은 무너지게 된다.
298.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다. 세상은 크고 복잡하다. 행운과 리스크는 모두 실재하며 식별하기가 어렵다. 예측할 수도 없다. 그러니 나를 판단할 때도 남을 판단할 때도 겸손을 찾고 용서와 연민을 생각하라.” <돈의 심리학>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즉 주관적 생각은 투자의 세계에서는 개입되어서는 안 되는 존재일 뿐이다. ‘지족불욕(知足不辱) 지지불태(知止不殆)’라고 하지 않는가!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서, 파산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원칙을 장기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쉽고 편안한 유리한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등락하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말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게 다반사다. 끊임없이 챙기면서 누적해야 복리의 마법은 시작되고 계속된다.
299.
투자는 놀이공원 입장료를 지급하듯이 변동성, 불확실성, 의심, 후회라는 수수료 즉 대가를 지급해야만 하는 그래야만 하는 대상이다. 친절함과 성실함은 체력에서 나오고, 여유로움과 덤덤함은 계좌에서 나온다. 이렇게 정의하는 게 옳다.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행운을 만나면 알아보기 위함이고 또한 위험을 지속해서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노력 = 성공 공식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행운임을 인정하면서 겸손해져야 한다. 확률의 세계에서는 대담함과 무모함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투자에서는 행운과 우연이란 요소가 꽤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겸손해야 하고, 겸손은 인문학적 소양에 기반하게 된다.
300.
맞는가, 틀리는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옳았을 때 얼마를 벌었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었는가이다.” <돈의 심리학>
옳았을 때는 ‘how long’이, 틀렸을 때는 ‘how fast’가 전체를 좌우하게 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꼬리일지 몸통일지는 아무도 모르고, 경제학은 상황이 바뀐다는 사실을 초석으로 하기에 파동은 변하고 파동은 겹치면서 등락하면서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고수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쳐갈 때 평범한 것을 평상심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돈이 움직이는 모든 게임의 최대 적은 ‘생각’과 ‘집착’을 놓지 못하는 ‘자기 자신’이다. ‘성급함’과 ‘희망’ 그리고 ‘탐욕’이라는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마음은 수시로 변하기에 그 어떤 기법으로도 (인간의 본성으로는 반복할 수가 없으므로), 원칙으로도 (‘원칙을 세웠던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가 아니므로) 장기간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이다. 가장 어리석은 판단은 내 안의 ‘터무니없는 확신’을 따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