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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Sep 28. 2024

꾸준함에 기인해야 함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된다.

투자 심리 해부학 281 ~ 290


281.

시작부터 깊은 깨달음이란 없다. 처음엔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깊어지는 것이고, 

고봉 스님은 《선요(禪要)》에서 “마치 은산철벽 앞에 선 것과 같이 어떻게 해 볼 수단도 전혀 없는 경계까지 가야 바로 이러할 때는 은산과 철벽을 마주한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자니 문이 없고 물러서면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라고 했듯이

 모든 깨달음은 표면에서 시작된다. 점차 내부로 들어가 마침내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는 것이다. 치열한 자기 투쟁의 과정 없이 ’똑똑함‘에 기인해 돈오돈수(頓悟頓修)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데만 숱한 세월이 소요된다. 투자자 대부분은 ’꾸준함‘에 기인한 점수점오(漸修漸悟)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된다. 그것을 알아가면서 행하게 되는 필연의 시간을 버티는 건 필수다. 챙기지도 자르지도 않고, ’추세 바라기‘ ’전체 바라기‘는 덜 깨친 하수의 전형일 뿐이고, 때가 차야 누적 수익은 엄청난 폭발력으로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 하수는 오늘도 가격과 씨름하고, 상수는 오늘도 시간에 의지한다.

          



282.

일반적인 에너지 관점으로 앞고점과 앞저점을 넘을 확률은 대략 첫 번째 시도는 25%이고, 두 번째는 50%이고, 세 번째는 75%로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면 좀 더 추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편안한 매매가 되지 않을까? 공성전이 거듭될수록 성벽이 약해져 성문이 열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앞고점과 앞저점을 두드릴수록 돌파할 확률은 높아진다고 보면 편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박스 흐름이 많다고 인식하면 타당하지 않을까? 이게 곡선의 증거이고 챙겨가는 시간이 부자를 만들게 되는 필연적 확률이라 여기면 매매가 편하다. 그러므로 ‘다지기 패턴과 원형 패턴 = 연속해서 고점이 낮아지거나, 저점이 높아지는 패턴’은 엄청난 기회가 된다. 개인은 시각적 착시 현상으로 인해 떠날 때까지 이 진리를 외면하다가 인생의 레드카드를 받고 쓸쓸히 퇴장한다.

       



283.

개인의 최대 약점은 시세 직후이고, 최대 적은 추격하는 자신이다. 추격은 뇌동의 어머니이자 파멸의 씨앗이다. 시세 직후 파동은 확률이 낮은 악귀의 몸짓이라 여겨도 좋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합창 반대의 법칙’ 공포를 사서 역사가 되었고, 제시 리버모어는 ‘추세 추종’ 두려움을 사서 역사가 되었다. 결국은 자기 심리를 사고파는 것이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심리를 단련하는 게 반복과 복기다. 심리가 8할이고 심리전의 꽃이 바로 시세 직후다. 추격하지 마라. 한방을 기대하고 추격하면 몸서리치게 될 꼬리에 어퍼컷 맞고 개망신당하게 되고, 도지 속에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또 파다 개죽음당하게 된다.           




284.

파동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기에 겹치면서 간다(이 겹치면서 간다는 파동의 본질을 깨쳐야 한다). 등락하기에 겹칠 수밖에 없다. 확률적으로 자신의 시야에 시세가 보이고 나서 따라가는 자리는 자신의 무덤이 될지니 충분한 눌림과 반등을 공식처럼 기다려야 한다. 늘 나만 두고 한없이 갈 것 같으니까 추격하게 되고 안절부절못하다가 되치기당하고, 박스 안에서 애만 태우게 된다. 개인의 실패는 나만 두고 한없이 갈 것 같은 심리적 압박과 시세 직후의 ‘시각적인 약점’ 그리고 ‘이미 보여준 추세에 대한 강렬한 기억’으로 인해 반복하면 필패의 행위(추격과 뇌동)에 자꾸만 손이 가는 데서 기인한다. 거듭되는 실패의 주된 원인도, 절망의 계곡에서 외로이 자신과 사투를 벌이다가 허송세월만 하는 원인도, 깨달음의 비탈길을 오르다 자꾸만 미끄러지는 원인도 ‘안 해야지! 원칙을 지켜야지!’ 하면서도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꾸만 손이 가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285.

손끝을 이끄는 건 부질없는 생각이기에, 어떤 파동도 높은 확률로만 존재하기에 우리의 방패는 필연적 시간 개념을 이해한 lower leverage이고, 파동은 곡선이기에 투자자의 창은 ‘치고빠지는’ 챙김이다. 이격이 발생하면 ‘이미 동창이 밝고 노고지리 우지지면’ 새벽을 기다려야 한다. 챙기거나 시세 이후에는 파동이 돌아가는 길목에서 기다려야 돈이 불리게 되고, 누적은 길목을 기다릴 수 있어야 가능하다. 손익(損益)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이니 손실은 일상이다. 실력이 다음 수를 보장해야 큰 손실을 피할 수 있고, lower leverage여야 심리의 흔들림을 극복하고 누적할 수 있고, 챙기거나 시세 이후에는 한 파동을 보내야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유리한 방향으로 던져야 편안하게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286.

마수(마루에서 매수하면) 하면 그 자리는 당분간 오르지 못한 산등성일 수도 있고, 골도(골짜기에서 매도하면) 하면 그 자리는 당분간 도달하지 못할 골짜기일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의 유혹은 거세기만 하다. 고점 매수가 되는 마루에서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며(마수), 저점 매도가 되는 골짜기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 되면서 골로 가지 않으면(골도) 된다. 마수골도이면 장승계일(長繩繫日 : 긴 줄로 해를 붙들어 맨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매어 멈추게 하려는 것, 즉 불가능한 일을 이르는 말)이고, 마도골수이면 천리일도(千里一跳 : 큰 새가 단번에 천 리를 난다는 뜻으로, 먼 길을 짧은 시간에 가거나 갑자기 성공함을 이르는 말) 할 수 있다. 추격하면 조불려석(朝不慮夕 :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 하게 되고, 추격하지 않으면 천고불후(千古不朽 : 영원히 썩지 아니하고 없어지지 아니함) 하는 상태에 닿을 수 있고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다. 추격만 하지 않으면 뇌동으로 흐를 확률을 반 이상 줄이게 되고, 추격하지 않는 올바른 습관이면 ‘시작이 반이다.’라는 위대한 명언이 삶에 스며들게 된다.          




287.

언제나 매번 확률 게임이다. 어떤 주사위를 반복해서 던질 것인가? 1이나 6을 보면서 추격과 뇌동의 주사위를 던질 것인가? 2, 3, 4, 5를 보면서 기다림과 대응의 주사위를 던질 것인가? 추격은 고점 매수와 저점 매도, 원칙으로 정한 선과의 이격을 의미하면 1과 6을 보고 극단적으로 던지는 주사위 게임이고(18% 미만), 뇌동은 긴 보유 시간과 여러 종목 높은 횟수, 선취매, 역진입을 의미하며, 1, 2와 5, 6을 보고 던지는 확률이 낮은 주사위 게임이고(33%), 추격과 뇌동의 주사위를 던지고픈 지극히 너무나도 인간적인 자신을 극복하면 또 다른 세계, 확률의 세계가 보이게 된다. 인간이 이기적인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상대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없다면 나쁜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인간이 욕심으로 성급하게 행동하고 희망으로 버티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의 약점으로 받아들이는 게 훨씬 현명하지만, 인간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매매 시간의 정형화, 횟수의 최소화, lower leverage와 같은 노력이 없다면 나쁜 것이다.      

    



288.

앞고점과 앞저점을 기준으로 파동을 그린다는 게 바로 한 파동을 보내면서 진입점을 찾아간다는 의미가 된다. 파동을 이해한다면, (파동은 겹치면서 가기에) 안정된 심리로 편안하게 매매하기를 원한다면 챙기고 한 파동 보내고의 반복이어야 함을 깨치게 되고, 부분(部分)과 누적(累積)일 수밖에 없음을 깨치게 된다. ‘파동의 그린다는 의미’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시세 이후에 재차 강한 추세를 그릴 확률은 극히 낮고, 대부분 횡보나 조정이라는 파동의 대원칙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더닝-크루거 곡선에서 깨달음의 비탈길은 크게 보면 우상향의 선이지만 구간을 세세히 보면 숱한 지그재그 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숱한 통증들을 견디면서 오를 수밖에 없는 깨달음의 비탈길은 절망의 계곡에서보다 더 많은 이들이 도태되는 투자는 너무나도 어렵다는 걸 깨달아가는 필연의 미궁이다. 필요조건들을 이해하면서 겪게 되는 숱한 고비들, 자기 분수에 대한 연민과 반성들, 익혀서 알아감에도 그 앎이 대한 회의와 또 다른 고비들로 점철되는 시간이기에 여전히 아프다.         

  



289.

102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Q.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데 건강 비결이 궁금합니다. A. “아침 6시쯤 일어나서 몸을 풀어 줍니다. 식사는 늘 똑같아요. 우유 반 잔에 호박죽 반 잔, 달걀 반숙에 샐러드, 그리고 토스트나 찐 감자를 먹어요. 점심이나 저녁은 생선이나 고기 위주로 먹고요. 차로 이동할 때는 무조건 잡니다. 어렸을 때 건강이 안 좋아서 어머니는 내가 스무 살까지 사는 것만 봐도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어려서부터 과로나 무리는 안 해요. 100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90에서 멈춥니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서 오래 사는 게 아니라 무리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 같아요.” Q. 무리하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요. A. “항상 공부해야 합니다. 일과 공부를 안 하면 몸도 마음도 빨리 늙어요. 주변에 100세까지 산 사람 7명이 있는데 공통점이 있더군요. 첫째, 욕심이 없어요. 둘째, 남 욕을 하지 않아요. 사람은 정서적으로도 늙습니다. 내 친구인 안병욱(1920~2013) 교수는 ‘젊게 사는 방법은 공부·여행·연애’라고 하더라고요.”          




300.

「그리스인 조르바」가 광산이 붕괴하였을 때 느꼈던 그 해방감을 leverage 함정에서 벗어나면서 만끽했으면 한다.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 모든 것이 어긋났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숙명적인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 되는 강력한 적은 오직 하나, 터무니없는 확신뿐이다. 확신은 내 경험의 벽을 허물고 내 영혼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 lower leverage


주식의 경우 여유 자금 대비 투자 금액을, 해외선물의 경우 증거금 대비 투자 금액을 의미하며 파동을 상승과 하락 그리고 횡보 구간으로 나눌 때 이익확률은 33%이므로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켈리 모형에 따라 투자 금액은 leverage = 약 30%가 심리에 있어 적절하며 leverage와 심리의 편안함은 반비례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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