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_poem1
슬픔의 끝자락은
아무리 키가 커져도
보이지 않는다
키만 큰 아이처럼
늘 슬픔으로
모래성을 쌓고 논다
온몸이 더러워져도
기관지에 먼지가 쌓여도
계속해서 쌓는다
다만,
누군가가 이 성을
발로 뻥
차 주었으면 한다
어릴 적
모래성 안의 왕자는
이제 없으며
흔하디 흔한
동화 속 이야기처럼
어둠의 마법에 잠식된 듯
눈물만 있을 뿐이니
그 성이 무너진다면
흩어지는 모래알
사이사이로
산소가 들어오고,
눈앞을 가리던
넝쿨 틈새로
한 줄기씩
빛이 들어올 테니
오늘도
키만 큰 아이,
높아져만 가는 성은
언젠가 나타날
용사를 기다리며
슬픔의 내핵을
걷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