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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진용 Oct 30. 2024

미운 오리 알비노 12

개구리와의 조우

개구리 왕눈이


장마철에 먹이를 못 구해 이리저리 헤매던 미운 오리가 개구리 왕눈이와 만났다.

개구리 왕눈이가 그 큰 눈을 껌벅거리며 미운 오리를 쳐다보자 미운 오리가 하는 말

“야 안경 벗어!”


그러자 개구리 왕눈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서 “못 벗어” 하고는 가버리자 미운 오리가 혼잣말로 왈 “아이 배고파, 하지만 안경까지 먹을 순 없잖아”


청개구리


비가 많이 오는 날 청개구리가 소리 내어 울고 있었다.

이를 보고 다가온 미운 오리 왈 “청개구리야 너 왜 우니?” 청개구리 왈 “응! 부모님 묘가 빗물에 떠내려 갈까 봐 걱정되어 그래” 하면서 미운 오리에게 “너는 왜 우는데?” 하고 묻자


미운 오리 왈 “응! 비가 와서 하루 종일 물고기 한 마리 못 먹었는데 겨우 너 밖에 먹을게 없어서” 하고는 청개구리를 낼름 삼켰다.


다시 길을 가다 이번에는 황소개구리를 만났다. 황소개구리가 큰눈을 깜빡이며 미운 오리를 빤히 쳐다보자 황소개구리 기세에 눌린 미운 오리 왈 “나는 소고기는 안 먹어!” 하며 돌아섰다.



개구리 밥


미운 오리가 먹이를 찾아 헤매다 청개구리 맛이 그리워 개구리 낚시 미끼로 개구리밥을 놓았는데... 하루 종일 기다려도 개구리 한 마리 볼 수 없었다.


“아 참 왜 아무도 안 나타나지? 개구리들은 밥도 안 먹나...” 하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데


허름한 노숙자 차림의 청년 백수가 고뇌에 찬 표정으로 한마디 중얼거리며 지나갔다.

“고래 밥 놓는다고 고래를 잡을 수 있을까?”



<미운 오리 알비노 노래> 

나는 야 미운 오리 알비노

Hey I am an Ugly duck Albino

몸매는 퉁퉁 못 생겼지만

목은 S라인 쭉 펴면 늘씬

오리는 꿱꿱 꿱꿱 꿱꿱~

나는 크흐허 흐크 크어켁 퀙

흉내 내기 힘들게 울지

오리들은 못 생겼다고 놀리지만

백조들은 흘끔흘끔 쳐다봐

왜냐면 나는 오리 왕 백수

같은 백씨끼리 끌리는 거지

세상은 힘들고 야박해도

시니컬하게 헤쳐 나가지

나는 야 짓궂은 오리 알비노

오늘도 낙동강물 헤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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