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7 <詩>

-바다의 아리랑

by 이채이

바다는 밤새도록 아리랑을 불렀다

목청을 활짝 열고 신명을 쏟아내다가

느릿한 장단을 따라 진양조로 풀렸다

수십 겹의 후렴이 남실남실 파도에 실려 비틀리는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듣던 늙은 어부는 깊은 바다에 그물을 던진다

얼어 붙은 진도 소리 한 곡조가 걸려들었다

그물은 물 속에서 허우적댔다

첫 그물에

먼저 간 아이 얼굴이 걸려 비치고,

두 번 그물질에

따라 간 어미의 숨빛이 걸려 나온다

물결 위로 스민 얼굴들은 맑아서 아프다

어부는

바다에 풍덩, 아리랑을 던져버렸다

파도는 곧장 손을 집어 넣어

그리움을 건져내고

다독다독 고개를 넘겨주고 있다

아리아리 고개를 넘겨주고 있다

파도는 노래를 물고 저만치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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