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먼저 지나갈 것입니다
그 뒤에 비가 들이치겠습니다
우린 그 사이에 서 있습니다
아직 봄을 겪지 못한
어린 나무들이
오래 흔들리겠습니다
물고 있던 것을 놓친 새처럼
밑동을 덮던 잎들도
몇 장은 흩어질 것입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회초리 자국이 남고
고름이 맺혀 터진 자리마다
붉은 딱지꽃이 앉습니다.
아마
우리 사이에
아직
겨울이 남아 있어서일 것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의 온도를 기록합니다. 기억의 가장자리에서, 또 어느 날은 계절의 한복판에서... 사랑과 상실, 그리움과 회복의 결을 따라 조금 덜 외로워지는 글을 씁니다. 감성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