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기 거북스러운 단어 중에 하나가 '착하다'이다. 물론 사람들에게 '당신 참 착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무언가 스멀스멀 기쁨이 올라오곤 한다. 우리는 이렇게 무엇이 칭찬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마냥 좋아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세상에 나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 존재할 때에 착함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약한 존재를 위한 착함이 진짜 의미를 갖을까 생각하곤 한다. 그러면 이세상에는 착한사람과 나쁜사람의 분류보다는 강자와 약자로 구분싶고 싶어진다.
'착한 사람'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배려심이 깊고 이해를 잘해주며, 양보를 잘해주는 사람을 가리켜 말한다. 그렇다면 '착하지 않은 사람'은 '나쁜 사람'이란 뜻일까?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사람, 제 뜻 때로 남의 말을 그대로 듣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착하지 않다는 것일까?
나쁜 사람이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영역을 책임지려 하지 않고 포기한 결과로 나의 옆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이다. 내가 두려워 선택하지 못한 것을 옆사람의 강함을 앞세워, 내가 속으로는 원하더라도 분명하지 못한 나의 의사표현 덕분에, 그 사람이 선택을 강요하게 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엔 결과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다. (물론 그 사람의 선택으로 넘겨버리고 더 이상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는 훌륭한 태도로서 제외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불평불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추었고, 내가 불편한 상황을 직면했을 때에는 문제 삼을 것이 뻔하며 그것에 대한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분명히 닥치기 마련이다. 우리는 내가 만든 그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별의별 가지각색의 이유를 만들어내는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 안에서 희생당하는 어린양이 생겨버린다.
자신의 무능력함은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며 그렇게 살아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 내가 인정할 수 없는 나의 이미지에 손상 가는 남들의 부정적 평가를 받기 두려워서 내가 힘들게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보다 약한 모습으로 배 째라 행동하는 것만큼 나쁜 것은 없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고, 그들이 나에게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참는 것뿐이라고 불쌍하게 여겨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들 때문에 잘못했다고 말한다. 내가 힘겹게 참았고 또 참았기 때문에 내가 피해자란 말인가?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로 손꼽히는 경우는 인간과 지속적인 관계를 결정할 때다. 내가 인간관계를 결정지을 수 있는 경우는 부모와 자식을 제외한 모든 사람과의 관계 뿐이다. 각기 다른부모로부터 탄생한 개인들은 사회에서 만나 또 다른 부모가 된다. 이렇게 우리는 다른 극단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살아간다. 이렇게 중요한 인간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 앞에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까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도 마지막까지 개인이 책임지게 된다 . 그러기에 신중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이 주제의 중요성이 실현된다.
우리는 착한 사람 종류의 사람들의 부드러운 말속의 연약함에 속는다. 말의 속뜻에서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안목과 경청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 봐야 한다. 달콤함에 속지 말고 날카로움을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인간이기에 자꾸만 변하고 후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순간순간 잘못 선택하는 것은 나쁜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어도 된다. 잘못된 선택도 나의 선택이기에 내가 책임을 가지고 끝까지 내 선에서 끝내려 노력하는 최선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 또한 당연한 것은 아니기에 마음속에 간직해야 한다. 그것은 내가 다시 제자리로 되 돌려놓아야 마땅할 상대를 위한 또 다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그렇다. 우리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다. 내가 내 인생과 인간으로서의 부족함을 책임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스스로에게도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누구에게도 내가 실현할 수 없는 그 무엇도 요구할 수 없다!! 그렇게 서로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솔직하려 노력하고 스스로를 인정하기 위해 배움을 갖춘다면, 더욱 순수한 감정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기를 기꺼이 하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