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의 상을 찾는다. 처음에는 부모의 시선에서, 그다음에는 친구들의 시선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그러다가 우리는 자신의 참모습을 비춰 줄 하나뿐인 거울을 찾아 나선다. 다시 말하면, 사랑을 찾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구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알고 보면 <좋은 거울>의 발견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자신의 만족스러운 상을 비춰 주는 거울을 찾아냈을 때 흔히 첫눈에 반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상대의 시선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평행한 두 거울이 서로에게 기분 좋은 상을 비춰 주는 마법의 시간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것은 거울 두 개를 마주 보게 놓으면 거울 속에 거울이 비치면서 같은 이미지가 무수히 생겨나는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렇듯이 <좋은 거울>을 찾아내면 우리는 다수의 존재로 바뀌고 우리에게 무한한 지평이 열린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주 강하고 영원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두 거울은 고정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움직이는 존재다.
두 연인은 자라고 성숙하고 진보한다.
그들은 처음에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동안 서로 나란한 길을 따라 나아간다 해도, 두 사람이 반드시 똑같은 속도로 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질수도 있다. 또 두 사람이 상대의 시선에서 언제나 똑같은 자신의 상을 찾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면 결별이 찾아온다. 나를 비춰 주던 거울이 내 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건 사랑 이야기의 종말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을 잃는 것이기도 하다. 그럴 때 우리는 상대의 시선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에드몽 웰즈